장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유기한 이른바 '캐리어 시신' 사건의 피의자 조재복(26)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채희인)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재복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조재복의 발달장애와 불우한 성장환경 등을 고려하더라도 범행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등을 감안하면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유년 시절 불행한 환경에서 성장한 부분을 확인했다"며 "발달장애인인 피고인의 평소 성향과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생활할 가능성 등을 파악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발달장애를 고려하더라도 과거부터 이어진 폭력적 성향은 교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조재복이 장모를 장시간 폭행했고 피해자와 아내가 애원하는 상황에서도 범행을 멈추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딸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장모가 딸이 보는 앞에서 숨진 점도 구형에 고려했다.
조재복 측은 발달장애와 성장환경 등을 고려해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지능지수(IQ)가 47로 낮고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뒤 부모 모두 양육을 거부해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등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다"며 "모든 책임을 피고인에게 지우는 것이 타당한지 면밀히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재판에서는 아내에 대한 감금 혐의도 쟁점이 됐다. 변호인은 조재복이 아내와 대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면서 함께 시장에서 식사하거나 영화를 보고 백화점에도 갔다며 감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재복은 최후진술에서 "장모님과 아내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선처해 주시면 착하게 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재복은 지난 3월17일 밤 대구 중구 자택에서 장모를 손발과 둔기 등으로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아내와 함께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아내와 장모를 상대로 폭행과 감시, 경제적 통제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조재복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1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