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순직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돼 기소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징역 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임 전 사단장이 수중수색의 위험을 알고도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상과 명령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27일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11포병대대장에게는 각각 금고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장모 전 7포병대대 본부중대장에게 선고된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도 확정됐다.
이 사건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발생했다. 실종자를 찾던 해병대원들이 허벅지나 허리 높이까지 물에 들어가 삽 등으로 하천 바닥을 찌르며 수색하던 중 모래 바닥이 무너졌다. 채 상병은 급류에 휩쓸린 뒤 숨졌다. 함께 물에 빠졌다가 구조된 다른 대원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입었다.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지휘관들이 수색 현장의 위험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구명조끼와 안전로프 등 필요한 장비도 확보하지 않아 사고를 초래했다며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핵심 쟁점은 사고 당시 작전통제권이 없었던 임 전 사단장에게도 대원들의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었는지였다. 작전통제권은 부대에 임무를 부여하고 작전 수행을 지시하는 권한이다. 당시 수해 복구에 투입된 해병대 부대의 작전통제권은 합동참모본부 등의 명령에 따라 육군 50사단장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지난 5월 1심은 임 전 사단장의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의 지시로 위험이 커졌고 수중수색 사실을 알면서도 적절한 지휘권을 행사해 수색을 금지하거나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업무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박 전 여단장을 통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단순 언급만 했어도 해병들이 수중 수색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고 장비를 갖췄다면 피해자들을 신속히 구조했을 것"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사고 당시 작전통제권을 육군으로 이관하는 단편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현장 지도와 수색 방식 지시 등 지휘권을 행사한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또 "피고인들은 위험 지역 수색 성과를 얻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대원들의 생명 위험을 등한시했다"먀 "그동안 군 작전 수행 과정에서 장병이 목숨을 잃었으나 말단 지휘부에 책임을 물리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 이 사건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급 지휘관이 책무를 소홀히 한 '부작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위험을 인지한 상황에서 이를 가중하는 지시를 한 '작위' 결과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2심은 임 전 사단장의 명령 위반 혐의 가운데 작전 철수 지침에도 박 전 여단장에게 작전을 계속하도록 지시한 부분은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를 잘못 적용한 문제가 없다며 피고인들과 특검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