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이른바 '햄버거 회동'을 갖고 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군인들이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군인들이 계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급박한 명령을 수행해야 했고, 명령이 위헌·위법한 것인지 의심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부장판사 정수영·최영각·장성진)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구삼회 전 육군2기갑여단장(준장)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형사합의38-2부는 내란전담재판부다.
1심 내란전담재판부가 내란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2부(부장판사 오창섭)는 지난 8월 국회를 봉쇄한 혐의를 받는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대령)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의 첫 1심 판단이었다.
구 전 여단장과 방정환 전 국방부혁신기획관은 2024년 12월3일 경기 안산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만나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부정선거 수사를 하기 위한 '제2수사단'의 단장과 부단장직을 각각 맡기로 하는 등 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나머지 군인들은 국회·선관위 등에 병력을 투입하거나 국회로 병력을 수송하고 체포조를 편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계엄에 가담한 혐의다.
재판부는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국헌문란의 목적이 △비상계엄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점을 인식하고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란 사정을 알고 △가담하려는 의사가 있을 때 비로소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 전 여단장과 방 전 기획관이 계엄 선포 전날까지도 비상계엄 자체나 제2수사단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봤다. 또 이들이 계엄당일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역할을 부여받고 임무도 하달됐지만 갑작스러웠던 상황 탓에 비상계엄이 위헌·위법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군인들 역시 계엄선포 직전까지도 비상계엄을 알지 못한 채 급박하게 하달된 명령 수행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급하게 하달된 상관의 명령이 적법하다는 것을 전제로 수행할 수 밖에 없었고, 위법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지금 1,925명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