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당일 서울 홍대 거리에서 '마약 사탕'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등 일상 속 마약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약물 자가진단 검사 키트에 관심을 갖는 시민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는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식품이 유통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핼러윈 당일인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서 인형 탈을 쓴 남성이 행인들에게 마약류로 의심되는 사탕을 나눠준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해당 사탕을 확인한 결과 마약류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사탕을 먹고 몸이 이상하다', '사탕을 받으면 경찰에 신고해라'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불특정 다수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대학생 이모씨(22)는 "클럽에서는 항상 잔을 들고 있고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음료는 받지 않는다"며 "나도 모르는 새 마약을 접할까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마약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약물 검사 키트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약물 자가진단 검사 키트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키트 제품명에는 '성범죄 예방', '퐁당마약', '클럽', '파티', '커피'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직장인 장모씨(37)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최근 마약 사건이 많아졌다고 느낀다"며 "얼마 전 경찰 마약 예방 캠페인에서 간이 약물 검사 키트를 받았는데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음료에 마약류를 몰래 섞어 건네는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집중력을 높여준다'며 필로폰을 섞은 우유를 건넨 이른바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올해도 2월과 10월 골프 내기에서 상대방에게 몰래 약물을 탄 커피를 마시게 해 수천만원을 편취한 일당들이 송치됐다.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해외 식품이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사례도 이어진다. 지난 1월에는 쿠팡 오픈마켓에서 대마(헴프) 추출물이 들어간 젤리가 판매돼 논란이 됐다.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칸나비놀(CBN) 성분이 포함된 제품으로, 쿠팡이 직접 매입한 상품이 아닌 개인 판매자가 등록한 것이었다. 쿠팡은 해당 사실을 확인한 뒤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확인됐다. 경찰은 미국 업체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조미료 '에브리띵 벗 더 베이글 세서미'가 당근에서 거래되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7월 거래 차단을 요청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해당 제품에는 양귀비 씨앗이 포함됐으며 마약류인 모르핀·코데인 성분이 검출됐다. 당근은 경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같은 달 해당 제품의 노출을 차단했다.
해외에서는 일반 식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라도 국내에서는 마약류 관련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성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거래할 경우 형사 처벌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가 함유된 제품은 판매자뿐 아니라 구매자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거래 전 관련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며 "일상에서도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음료를 마시지 말고 약물 진단 키트 등 예방 수단을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