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이 포장 박스까지 열어보고 검사?…"마약만 찾고 밀수범 놓칠라"

세관이 포장 박스까지 열어보고 검사?…"마약만 찾고 밀수범 놓칠라"

양윤우 기자, 정진솔 기자
2026.11.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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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관 마약특별검사팀이 17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세관검사장에서 스캐너, 내시경 등 장비를 활용한 일반수입화물에 대한 마약단속을 시연하고 있다. 부산(북항·신항), 인천공항, 인천항, 평택 등 화물 반입이 많은 5개 공항·항만에 설치된 마약특별검사팀은 자체 정보분석을 통해 검사대상을 선별한 뒤 다양한 과학검사장비 활용과 의심화물에 대한 과감한 파괴검사를 실시해 일반화물에 은닉한 마약 반입 차단에 나선다. / 사진=뉴시스
부산세관 마약특별검사팀이 17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세관검사장에서 스캐너, 내시경 등 장비를 활용한 일반수입화물에 대한 마약단속을 시연하고 있다. 부산(북항·신항), 인천공항, 인천항, 평택 등 화물 반입이 많은 5개 공항·항만에 설치된 마약특별검사팀은 자체 정보분석을 통해 검사대상을 선별한 뒤 다양한 과학검사장비 활용과 의심화물에 대한 과감한 파괴검사를 실시해 일반화물에 은닉한 마약 반입 차단에 나선다. / 사진=뉴시스

관세청이 해외에서 들어온 화물의 포장박스를 뜯거나 잘라 찾는 방식의 마약 검사 도입 강화 방침에 밀수범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포장이 훼손되면 물건을 받을 국내 마약 유통사범이 수사를 눈치채고 잠적할 수 있어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국제 배송업체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화물의 내용물뿐 아니라 포장박스까지 파괴검사하는 등 마약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파괴검사는 물품이나 포장재를 해체·절단하는 등 일부를 훼손해 내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살펴보는 데서 나아가 내용물을 포장한 박스 자체에 숨긴 마약까지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최근 마약을 진공포장해 얇게 펼친 뒤 포장박스 벽면에 숨기는 수법이 등장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경 단계에서 마약의 국내 반입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조계는 파괴검사 방식이 적발 이후 범인을 추적하는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사기관은 배송 중인 마약을 발견하면 적발 사실을 상대방이 모르게 한 채 물건의 이동을 감시하기도 한다. 실제 수령자를 검거하고 이를 단서로 유통망과 배후 조직을 추적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통제배달'(Controlled Delivery) 수사 기법으로 불린다.

포장이 훼손된 흔적이 남으면 수령자가 수사를 의심하고 물건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또 가명이나 허위 주소를 이용한 사건에서는 실제 물건을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부터 어려워질 수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약간이라도 뜯어진 자국이 보이면 안 받는다. 적발은 적발대로 하되 그걸 누가 보냈는지 판단하려면 결국 포장을 복원해서 가져가야 한다"며 "최종 수령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중간 전달책 또는 마약을 확보하고도 윗선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은 세관에 포장이 훼손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지만 의견 조율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 내부에서 화물을 검사하는 부서와 마약 사건을 수사하는 부서가 나뉘어 있어서 조직 내부에서 책임 소재 등의 이유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인천공항세관에서는 특송우편통관국이 특송화물과 국제우편물의 검사·통관을 담당한다. 마약 범죄 수사는 별도 조직인 조사국 산하 마약조사과들이 맡는다. 이에 수사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을 마약조사과와 협의하더라도 검사 방침을 정하는 부서까지 함께 조율하긴 어렵다.

과거에는 검찰이 세관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으로 수사 방향과 공조 방식을 조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의 관계는 지휘·감독에서 상호 협력으로 바뀌었다. 검찰의 마약 수사 기능을 이어받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도 세관의 검사 방식을 직접 지휘할 수는 없다.

한 현직 검사는 "세관이 포장파괴 검사가 필요한 경우 통제배달 가능성과 포장 복원 방법을 중수청 등 전문 수사 담당자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검사 강도를 높이는 만큼 범인 검거를 위한 대안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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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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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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