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올리면 한은 더 올려야" 국내 채권시장도 금리 충격

김지훈 기자
2026.09.02 17:13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지난달 원화의 실질 가치가 7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원화 5만원권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의 분석에 따르면, 교역 구조와 각국 물가 차이를 반영한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올해 1월 기준 86.86(2000년 수준=100)으로 집계됐다. 2026.2.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글로벌 국채 금리가 미국발 금리 불확실성으로 동반 상승하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금리가 급등하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이달 첫거래일(1일)엔 3개월 만에 최대폭인 10bp(1bp=0.01%포인트) 급등한 데 이어 이튿날인 2일에 추가 상승했다.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회사채까지 번지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0년물은 최종호가 수익률(금리) 전일 대비 3.0bp 오른 연 4.657%로 마감했다. 전날에는 하루 10.0bp 급등한 4.627%로 지난 6월1일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30년물 금리는 지난달 18일에는 4.751%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지난해 연말 3.258%와 비교하면 8개월여 만에 139.9bp 뛰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4.7bp 오른 4.418%로 장을 마쳤다. 올 들어 103.3bp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3년물도 5.2bp 오른 3.930%로 97.7bp 올랐다. 3년물과 10년물 모두 2024년과 지난해에는 없던 높은 수준이다.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이날 5.1bp 오른 4.600%로 올 들어 112.4bp 상승했다. BBB- 회사채 3년물도 5.0bp 오른 10.406%로 109.4bp 올랐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지난달 원화의 실질 가치가 7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원화 5만원권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의 분석에 따르면, 교역 구조와 각국 물가 차이를 반영한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올해 1월 기준 86.86(2000년 수준=100)으로 집계됐다. 2026.2.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영국, 독일 등 주요국에서 장기 국채 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국내 장기물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졌다. 국내에서는 국고채 30년물 입찰에 대한 수급 부담과 내년도 국고채 발행 규모에 대한 경계감도 금리를 밀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에 이어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하면서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발 금리 상승 우려가 커졌다. 미국-이란 전쟁이 재격화한 것은 연준이 물가 상승 우려를 의식해 기준 금리를 높일 명분을 키웠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210조6천956억원으로 2024년 말 대비 9.1%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6.2.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이에 국고채 금리도 극적으로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7, 8월 연속 인상 이후 추가 인상까지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 상황이나 연준의 9월 인상 가능성 부각 등으로 대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재부각됐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경우 한국은행의 인상폭 또한 확대될 수 있어 9월 FOMC에서의 소수의견 여부, 점도표 변화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내) 통화정책 경계는 다소 완화되었다고 판단하지만 뚜렷한 호재는 부재한 상황에서 해외 국채 금리가 여전히 부담을 주고 있어 국내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할 여건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새로 국채를 발행하는 정부뿐 아니라 회사채로 자금을 마련하는 기업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국고채 발행 확대와 회사채 차환을 앞둔 정부·기업 모두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IB(투자은행) 관계자는 "AA급 회사채 금리가 올 들어 100bp나 오르면서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여력이 떨어지는 한편 기관 투자자들도 채권 가격 하락에 따라 발행 물량을 적극적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