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오르고, 일본 8% 하락 그칠 때...코스피 34% '뚝' 패닉, 왜

김은령 기자
2026.10.15 16:21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54.59포인트(7.57%) 하락한 5,554.22에 코스닥은 63.06포인트(7.65%) 하락한 760.82에 오후장을 마감했다. 2026.10.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미국 물가지표 쇼크와 AI(인공지능) 기업 부채 문제가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7%대 급락했다. 미국 주요 증시가 1%대 하락에 그치고 일본·대만·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2~4%대 하락한 데 비해 유독 낙폭이 크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높아 AI·반도체 투자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인 데다 하반기 들어 수급 공백이 커지면서 악재에 취약해졌다는 진단이다. 다만 현재 주가 수준은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7% 내린 5554.22로 마감했다. 미국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5.3%를 돌파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 미국 AI 기업 코어위브의 회사채 수익률이 15%를 넘어서는 등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며 AI·반도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국내 증시가 나홀로 패닉에 빠진 원인으로는 반도체에 집중된 구조와 수급 불균형 등이 꼽힌다. 실제 전날(현지시간 14일) 미국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1%, 1.9%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코스피지수는 7% 넘게 떨어졌다.

하반기 글로벌 주요증시 등락률/그래픽=김지영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 내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하반기 들어 3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2.9%, 1.8% 올랐고 대만 가권지수는 1.8% 상승, 일본 닛케이지수는 8% 하락했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셈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며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글로벌 의구심의 충격을 다른 증시 대비 더 직접적으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반도체주 조정과 AI 투자 수익성 논란, 중국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대한 우려가 국내 대표 반도체주에 집중적으로 반영됐다"며 "여기에 외국인 자금 이탈까지 겹치며 주요국 증시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시장을 받쳐줄 주체가 없다는 점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변동성이 큰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해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받쳐줄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다"고 했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56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19조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5조원을 순매도했다. 상반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에 금리 상승으로 안전자산 선호까지 커지면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지수 내 비중이 높아졌던 한국 증시에 매도가 몰렸다.

다만 현재 주가 수준은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 구간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윤석모 센터장은 "코스피 5000선은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4.1배, PBR(주가순자산비율) 1.1배로 지난 3월과 7월 변동성 국면보다 낮은 저평가 영역"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도가 진정되고 대외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반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등 시점을 가늠하려면 살펴봐야 할 일정과 지표로는 금리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10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중간선거, 미국 빅테크·반도체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2027·2028년 실적 가이던스 등이 꼽혔다.

반도체 업황은 AI 성장과 함께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겠지만 위험 요인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센터장은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산업 성장 동력으로 유효하다"면서도 "다만 AI 투자 지속성과 투자 대비 수익성, 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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