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반등에도 'AI 빚' 그늘…가격 왜곡 가능성은

김경렬 기자
2026.10.16 17:37

[오늘의 포인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최근 1개월 종가 추이/그래픽=윤선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7거래일 동안 하락 상황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AI(인공지능) 투자를 위한 빚 부담이 금리 상승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저가 매력이 부각된 상황으로 해석했다.

16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5500원(2.61%) 오른 21만55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일 10.56% 하락해 20만원대를 기록했다가 이날 다시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의 주가는 10월 2일 종가 대비 21.92% 내린 상태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투톱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 역시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일 대비 1만원(0.79%) 오른 127만200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80만원을 넘겼던 지난 2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하고도 이날 소폭 상승에 그쳤다.

반도체 업종의 주가 하락세는 AI 투자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증시에서는 지난 14일까지 그간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AI 관련주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금리 인상 우려가 막대한 자금을 차입한 AI 인프라 확충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역시 타격 입은 것이다.

이런 우려는 간밤 미국에서 일부 소화됐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크게 올랐지만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반등했다. 15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56.21포인트(1.08%) 오른 5만2177.69, S&P500지수는 25.12포인트(0.33%) 상승한 7744.0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0.16포인트(0.08%) 오른 2만6713.03으로 각각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다고 평가한다. 이달 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가에 미리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급락은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볼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 10월 28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전후로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거론되는 AI 업황 관련 노이즈가 강한 부정적 시나리오로 전개될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수 있고,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는 데다 AI 관련 호재성 뉴스가 새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예상을 웃도는 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와 내년 HBM(고대역폭메모리) 가격 인상 전망 등으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 중"이라며 "주가 반등과 회복은 새로운 모멘텀보다 주가 하락 과정에서 나온 수많은 우려가 실현되지 않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반도체 업황 강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주주환원 정책은 주가와 기업가치의 극단적 괴리를 줄이고 투자심리를 반전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내년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삼성전자 3.1배, SK하이닉스 2.6배에 불과해 역사적 최저 수준의 극단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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