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커 운전자 위치·주행기록 중국행…음성 데이터 中업체가 처리

김평화 기자, 이찬종 기자
2026.08.22 06:00

[MT리포트-중국 전기차, 개인정보 이전 논란]②
VIN·실시간 위치·주차 위치·이동경로까지 中 본사·지리자동차연구원으로
음성은 싱가포르 저장·화웨이 계열 운영…국외이전 거부 땐 커넥티드 기능 제한

[편집자주]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커넥티드카는 운전자의 목소리를 듣고, 위치와 이동경로를 기록한다. 주행 습관과 차량 상태를 끊임없이 데이터로 만든다. 하지만 이 정보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운전자가 알기 어렵다. 중국 전기차 지커의 개인정보처리방침을 추적해 한국 운전자의 음성·위치·주행정보가 해외로 이동하는 구조와 규제 사각지대를 살펴봤다.
지커 7X 데이터의 여정/그래픽=김지영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 7X 운전자가 차 안에서 음성비서에게 "집으로 가자"고 말한다. 내비게이션 화면에는 국내 지도인 티맵이 뜬다. 하지만 차량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행선지는 제각각이다. 음성인식 관련 정보는 중국 기업이 맡은 서비스망을 거쳐 싱가포르로 가고, 실시간 위치와 이동경로·주행기록은 중국 본사와 연구소의 처리 대상이 된다. 차에서 나온 정보가 한국과 싱가포르, 중국으로 갈라지는 셈이다.

22일 지커코리아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따르면 차량의 음성 명령 처리는 중국 쑤저우에 있는 아이플라이텍 계열사가 맡는다. 지커가 음성인식 서비스를 위탁한 업체다. 한국 운전자의 '음성인식 특징 데이터'는 아이플라이텍의 싱가포르 자회사 신란으로 이전된다.

신란은 클라우드 운영을 스파쿠에 다시 맡긴다. 스파쿠는 중국 화웨이 클라우드의 해외 운영법인이다. 음성인식 서비스는 중국 업체가 맡고, 관련 데이터는 싱가포르에 저장되며, 클라우드는 화웨이 계열사가 운영하는 구조다.

차량 자체에서 생성되는 정보는 다른 길을 탄다. 지커 처리방침에는 △차량 식별번호(VIN) △실시간 위치 △주차 위치 △이동경로 △주행기록 △차량 상태 △명령 요청기록 등이 국외로 이전되는 개인정보로 기재돼 있다. 이전받는 업체에는 중국 저장성에 있는 지커 본사와 닝보의 지리자동차연구원이 포함된다.

국내 운전자는 티맵을 보며 길을 찾지만, 차량에서 별도로 만들어지는 위치와 주행정보는 중국 완성차 업체의 서비스 운영과 연구개발에 활용되는 것이다. 화면에 보이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차량 뒤에서 돌아가는 데이터 처리망은 서로 다른 셈이다.

정보마다 처리 목적도 다르다. 지커는 개인정보처리방침에서 커넥티드 서비스 제공과 차량 관리, 품질 개선, 연구개발 등을 목적으로 들고 있다. 차량이 단순히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행 과정에서 쌓이는 정보가 서비스 개선과 연구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자동차는 이용 과정에서 위치와 이동경로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 언제 어디에 주차했는지, 어떤 경로로 움직였는지, 차량 상태가 어땠는지 등이 한꺼번에 기록될 수 있다. 완성차가 소프트웨어와 AI를 결합할수록 차량이 만들어내는 데이터 종류도 늘어난다.

이용자가 데이터 전송을 제한할 방법은 있지만 선택지는 넓지 않다. 음성비서 기능을 끄거나 차량의 '전체 프라이버시 모드'를 이용할 수 있고, 지커 계정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 다만 개인정보 국외이전을 거부하면 관련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커는 처리방침에 명시했다. 해외 전송을 줄이기 위해서는 음성비서나 커넥티드 기능 일부를 함께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소비자가 이 같은 데이터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통로는 사실상 개인정보처리방침뿐이다. 차량 제원표에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 주행거리, 충전속도가 자세히 적혀 있다. 반면 운전자의 음성과 실시간 위치, 이동경로가 어느 회사로 넘어가고 어느 나라에서 처리되는지는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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