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 '주행 데이터' 반출 추진에…"구글, 지도 반출도 자율주행 목적"

이찬종 기자, 김평화 기자
2026.08.24 16:50

[웨이모, 한국상륙 사전 준비]③

구글 vs 국내 업계, 지도 반출 논쟁/그래픽=윤선정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가 한국 도로에서 수집한 주행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추진한다. 필요한 장면만 골라 가명 처리한 뒤 내보낸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우려가 크다. 특히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허가, 국내 법인 설립, 스트리트 뷰 처리 방안 논의 등 최근 일련의 움직임이 모두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엮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초 정부는 구글의 1대 5000 축척 지도 반출 요구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1대 5000 축척 지도는 실제 거리를 5000배 축소해 표현한 지도다. 50m를 지도상 1㎝로 줄여 표현한 셈이다. 정부는 △군사·보안시설 가림 처리 △한국 영토 좌표 제거 및 노출 제한 △정부 검토·확인 데이터만 제한적 반출 △등고선 등 안보 민감 정보 제외 등의 조건을 걸었다.

구글은 2007년 1대 5000 축척 지도 반출 요구를 시작했다. 반출 승인까지 19년이 걸린 셈이다. 2016년에도 반출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두차례 모두 불허했다. 이에 구글은 1대 5000 축척 지도가 고정밀 지도인지 여부는 해석의 영역이며, 길찾기·내비게이션 등 지도 서비스 제공에 필요하다고 항변했다.

당시 국내 IT 업계도 첨예하게 맞섰다. 지도 서비스는 1대 2만5000 축척 지도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구글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업계는 "구글이 1대 5000 축척 지도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건 속내가 따로 있기 때문"이라며 "추후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웨이모가 실제 주행 데이터 해외 반출을 추진하면서 IT 업계의 주장에 뒤늦게 힘이 실린다. 1대 5000 축척 지도는 일반 지도에 비해 세밀한 차선 정보와 비좁은 골목길 정보가 모두 수록돼있다. 해상도가 높아 자율주행 기술에 학습시키기도 쉽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대 2만5000 축척 지도가 청와대 위치가 식별되는 정도라면 1대 5000 축척 지도는 개별 초소 위치까지 보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모는 지난달 국내 법인 '웨이모코리아'를 설립했다. 지도 반출이 허용된 지 5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한국 도로에서 확보한 사건·사고 데이터를 가명 처리해 해외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문의했다. 최근 구글은 국토교통부에 360도 전방위 카메라로 거리 풍경을 보여주는 '스트리트 뷰(거리 뷰)' 정보의 처리 방식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어스' 서비스 제공에 쓰이는 위성 데이터는 수년 전부터 보유 중이다.

업계는 한국 자율주행 산업이 구글 등 빅테크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정밀 지도와 위성 지도, 스트리트 뷰에 주행 데이터까지 얹으면 구글이 자율주행 부문에서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해외 유출 문제도 걸려있다. 지난 6월 자율주행 특례로 임시운행허가 사업자는 자율주행 원본 영상을 연구·학습에 활용할 수 있게 됐지만, 이를 국외 반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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