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듀오·갤럭시 Z 폴드8 써보니…두뇌는 애플, 완성도는 삼성

구자윤 기자
2026.11.02 09:53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접은 상태에서 외부 화면을 켜놓은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일주일간 사용해봤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과 비교해봤다.

일주일간 비교 체험해본 결과 아이폰 듀오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성능과 배터리 사용시간에서 앞섰지만 앱 최적화와 멀티태스킹, 조작 편의성에서는 갤럭시 Z 폴드8에 미치지 못했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329만원부터 시작해 갤럭시 Z 폴드8(227만8100원)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의 외부 화면을 비교한 모습 /사진=구자윤 기자

■ 아이폰듀오, 무게·버튼 위치부터 화면 활용도까지 아쉬워

두 제품은 모두 7.6인치 내부 화면을 탑재한 폴더블폰이지만 실제 사용 경험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가 느껴졌다. 우선 아이폰 듀오는 무게가 254g으로 갤럭시 Z 폴드8(201g)보다 53g 무거워 손에 쥐었을 때부터 차이가 났다. 볼륨 버튼의 위치도 불편했다. 기존 아이폰의 측면에 있던 버튼이 상단으로 이동하면서 제품을 접은 상태에서는 한 손으로 조절하기 어려웠다. 화면을 펼친 상태에서도 버튼을 누르려면 손을 움직여야 했다.

아이폰 듀오에서 쿠팡 앱을 실행한 모습. 화면 양쪽에 넓은 검은 여백이 남아 폴더블폰의 대화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사진=구자윤 기

화면 활용도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아이폰 듀오는 웹서핑 중 화면 오른쪽에 시간과 와이파이 등 상태 정보가 표시되는 검은 영역이 남아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됐다. 넓어진 화면을 온전히 활용한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앱 최적화도 아쉬웠다. 제품을 처음 받았을 당시에는 애플이 직접 개발한 '스포츠' 앱조차 넓은 화면에 최적화되지 않았다. 며칠 뒤 개선됐지만 자체 앱에서도 이런 문제가 나타났다는 점은 의외였다. 서드파티 앱의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쿠팡 앱은 화면 좌우에 상당한 검은 여백이 남아 폴더블폰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갤럭시 Z 폴드8(위)과 아이폰 듀오에서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한 모습. 갤럭시 Z 폴드8은 3개 앱을, 아이폰 듀오는 2개 앱을 나란히 표시할 수 있다. /사진=구자윤 기자

멀티태스킹에서도 차이가 컸다. 갤럭시 Z 폴드8은 최대 3개 앱을 동시에 실행하고 화면 크기와 배치를 조절할 수 있다. 반면 아이폰 듀오는 가로 방향에서 2개 앱을 나란히 실행할 수 있지만 기기를 세로로 돌리면 한 번에 하나의 앱만 표시된다. 다만 기기를 반쯤 접었을 때 일부 앱에서 화면을 위아래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었다. 갤럭시 Z 플립 시리즈와 유사한 방식으로, 갤럭시 Z 폴드8과는 차별화되는 사용 경험이다.


아이폰 듀오(위)와 갤럭시 Z 폴드8(아래)에서 '어벤져스: 둠스데이' 예고편 영상을 재생한 모습. 아이폰 듀오는 화면이 상대적으로 뿌옇고 색감이 옅게 보이는 반면 갤럭시 Z 폴드8은 명암 대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진=구자윤 기자

■아이폰 듀오, 영상·게임 최적화 아쉽고 카메라 조작도 불편

디스플레이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애플은 내부 화면에 나노 텍스처를 적용해 폴더블폰 특유의 주름을 덜 보이게 했다. 실제로 화면 중앙의 굴곡은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었다. 그러나 마블 영화 '어벤져스: 둠스데이' 예고편을 두 제품에서 재생해보니 아이폰 듀오는 화면이 다소 뿌옇고 색감이 옅게 느껴졌다. 반면 갤럭시 Z 폴드8은 어두운 장면에서도 검은색과 명암 대비가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아이폰 듀오(아래)와 갤럭시 Z 폴드8에서 게임 '원신'을 실행한 모습. 아이폰 듀오는 화면 상하단에 검은 여백이 남은 반면 갤럭시 Z 폴드8은 화면을 넓게 활용한다./사진=구자윤 기자

고사양 게임에서도 아이폰듀오의 화면 최적화가 아쉬웠다. '원신'은 끊김 없이 부드럽게 구동됐지만 넓은 화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기기를 세로로 든 상태에서는 화면 중앙에 게임이 가로로 표시되면서 위아래에 넓은 검은 여백이 생겼다. 가로로 돌려도 화면 위아래에 검은 영역이 남았다.

갤럭시 Z 폴드8(왼쪽)과 아이폰 듀오로 광화문을 각각 10배 확대해 촬영한 사진. 갤럭시 Z 폴드8이 아이폰 듀오보다 건물의 지붕과 창문 등 세부 묘사에서 상대적으로 선명한 모습을 보였다./사진=구자윤 기자

카메라 성능은 촬영 환경에 따라 평가가 엇갈렸다. 주간 10배 줌 촬영에서는 갤럭시 Z 폴드8이 상대적으로 유리했지만 야간 5배 줌 촬영에서는 아이폰 듀오가 더 선명한 결과물을 보여줬다. 카메라 조작 측면에서는 아이폰 듀오가 불편했다. 아이폰 듀오의 화면을 펼친 상태에서 기기를 세로로 들면 가로 사진이, 가로로 들면 세로 사진이 촬영됐다. 원하는 구도로 촬영하려면 기기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야 해 적응이 필요했다.

출시 직후 제기된 내구성 논란도 신경 쓰였다. 일주일간 사용하면서 화면이나 힌지에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보호 케이스를 장착했음에도 제품을 접고 펼칠 때마다 파손에 대한 불안감이 들었다.


아이폰 듀오(왼쪽)와 갤럭시 Z 폴드8의 긱벤치7 CPU 성능 측정 결과/사진=구자윤 기자

■아이폰 듀오, AP 성능은 강력…배터리·스피커도 강점

아이폰 듀오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을 측정하는 긱벤치7 테스트에서 아이폰 듀오는 싱글코어 4006점, 멀티코어 1만1151점으로 갤럭시 Z 폴드8보다 각각 29.9%, 22.5% 높았다. 고사양 그래픽 작업을 반복하는 3D마크 와일드 라이프 익스트림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성능 안정성이 59.2%로 갤럭시 Z 폴드8(45.1%)을 앞섰다. 다만 두 제품에 탑재된 칩의 세대가 다르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아이폰 듀오(왼쪽)와 갤럭시 Z 폴드8의 3D마크 와일드 라이프 익스트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사진=구자윤 기자

배터리 사용시간에서도 아이폰 듀오가 앞섰다. 실제 사용해보니 갤럭시 Z 폴드8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충전 속도는 반대였다. 30분 충전 시 아이폰 듀오는 57%, 갤럭시 Z 폴드8은 70%까지 충전됐다. 완충까지 걸린 시간도 각각 85분과 65분으로 20분 차이가 났다.

아이폰 듀오(왼쪽)와 갤럭시 Z 폴드8/사진=구자윤 기자

스피커는 아이폰 듀오가 더 만족스러웠다. 갤럭시 Z 폴드8은 화면을 펼쳐 가로로 사용할 때 스피커 2개가 한쪽에 몰려 있어 소리가 한쪽으로 치우쳐 들렸다. 반면 아이폰 듀오는 스피커가 양쪽 본체에 대각선으로 배치돼 소리가 상대적으로 균형 있게 전달됐다. 동영상이나 게임을 즐길 때 체감할 수 있는 차이였다.

아이폰 듀오 뒷면/사진=구자윤 기자

아이폰 듀오는 최고급 엔진을 달았지만 운전하기 불편한 자동차를 떠올리게 했다. 강력한 AP와 긴 배터리 사용시간, 균형 잡힌 스피커는 장점이지만 앱 최적화와 멀티태스킹, 조작 편의성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갤럭시 Z 폴드8보다 1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을 고려하면 성능에 걸맞은 완성도를 갖췄다고 평가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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