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플랫폼 '하이브로자임'(핵심성분 ALT-B4)을 적용한 MSD(미국 머크) '키트루다SC'가 유럽 일부 국가에서 특허 분쟁으로 '판매 중지 결정'이란 암초를 만났다. 그러나, 주요 시장에서 확보한 허가와 빠르게 증가하는 매출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사업 전반에 큰 충격이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할로자임은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법원이 유럽 특허 EP 2,797,622(EP622)에 근거해 MSD에 키트루다SC의 제조·판매 등을 중단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대상 국가는 벨기에·덴마크·프랑스·아일랜드·이탈리아·스웨덴·스위스·네덜란드 등 8개국이다.
MSD는 즉각 후속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제약 전문매체 피어스 파마는 같은 날 MSD 대변인이 이메일 답변을 통해 할로자임의 특허가 전 세계적으로 무효이며 침해 주장도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이번 판결을 큰 충격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금융 매체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이번 판결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MSD에 유리한 특허심판 결과가 이어지고 있고, 향후 법적 대응 절차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글로벌 사업 전체의 위기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 MSD 의약품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활용해 키트루다의 유럽 시장 비중을 약 17.6%로 추산했다. 이번 명령은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일부 국가에 한정된 만큼, 키트루다의 글로벌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키트루다SC는 총 41개국에서 허가됐다. 유럽연합(EU) 27개국과 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노르웨이, 미국·영국·캐나다·뉴질랜드·한국·스위스·호주·일본·중국·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포함한다. 북미와 유럽은 물론 아시아·중남미 주요 시장에서도 허가를 확보하며 판매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시장 확대 성과는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MSD 공시에 따르면 키트루다SC의 올 상반기 글로벌 매출은 5억9000만 달러(약 7912억원)다. 2분기 매출은 4억6300만 달러(약 6209억원)로 1분기(1억2800만 달러)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MSD에 유리한 특허심판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특허청의 특허심판 사건조회 시스템(P-TACTS)에 공개되는 최종서면결정에서는 할로자임 특허의 심판 대상 청구항에 특허성이 없다는 판단이 잇따르고 있다. 9월 말 공개자료 기준으로 심리가 개시된 PGR 14건 가운데 9건에서 심판 대상 청구항 모두의 특허성이 부정됐다.
이번 네덜란드 판결의 근거가 된 특허 EP622는 영국에서 할로자임이 취소에 동의한 특허다. 지난 5월 21일 영국 판결에는 해당 특허의 영국 지정 부분을 취소하는 데 할로자임이 동의한 사실이 명시돼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관련 판결이 내려졌다는 사실은 확인했다"며 "파트너사의 소송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 대응은 파트너사가 주도하는 사안으로, 당사는 그 판단과 대응을 존중하며 MSD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SC는 글로벌 41개국에서 허가를 확보했고, 분기 매출만으로도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에서 축적한 특허심판 성과와 유럽 외 주요 시장의 크기를 함께 보면, 이번 판결이 글로벌 사업의 큰 그림을 바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