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파나마 운하 통행권 확보에 '사상 최고' 73억 지불"

정혜인 기자
2026.08.26 10:47

블룸버그 "G. 스피릿호, 9월 통과 위해 경매로 통행권 확보"

파나마운하 /로이터=뉴스1

SK가스가 파나마운하 선박 통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상 최고가인 530만달러(약 73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에 본사를 둔 SK가스가 9월1일 파나마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사상 최고가인 이 금액(530만달러)을 지불하기로 했다"며 "이 통행료는 이번 주 파나마운하 당국이 실시한 경매를 통해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SK가스의 이번 낙찰로 LPG 운반선 'G. 스피릿'(G. Spirit)호는 내달부터 파나마운하를 이용해 북쪽으로 운항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 스피릿호는 이날 기준 운하의 태평양 쪽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최고가는 SK해운 소유의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G. 아레테'(G. Arete)호가 통행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지불한 460만달러였다. 파나마운하는 일반적으로 정액 예약 시스템을 통해 통행 순서를 배정하지만 통행 순서를 앞당기거나 긴급 통행을 원하는 선박은 파나마운하청(ACP)에서 실시하는 경매 시스템을 통해 '통행 우선권'을 구매할 수 있다. 앞서 G. 아레테도 경매로 통행권을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25일(현지시간) 기준 LPG 운반선 'G. 스피릿'(G. Spirit)호의 위치. /사진=블룸버그

파나마운하 통행권 가격이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미국-이란 전쟁과 엘니뇨 현상에 따른 시장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중동산 에너지 공급 길이 막히자, 미국·멕시코산 에너지를 찾는 국가들이 늘면서 파나마운하 통행 수요가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운하 선박 통행 통제는 엘니뇨로 인한 가뭄 우려로 한층 강화되면서 선박들의 운하 통과 대기 시간도 늘었다. 이에 선박들이 긴 대기 줄을 건너뛸 수 있는 '통행 우선권'을 얻고자 앞다퉈 경매에 참여했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파나마운하청은 엘리뇨에 따른 수위 저하에 대응하고자 9월3일부터 일일 선박 통과 수를 현재 36척에서 34척으로 제한하고, 같은 달 15일부터 32척으로 추가 축소할 계획이다. 에너지 정보업체 아구스미디어에 따르면 현재 사전 예약 없이 파나마운하에 도착하는 선박의 운하 통과 대기 시간은 최장 11일에 달한다.

파나마운하 통과를 위해 대기 중인 선박들 /로이터=뉴스1

중동 분쟁과 엘니뇨 현상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으로 파나마운하 통행권 가격도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마운하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장 수급 불균형 여파로 일부 선박의 통행권 경매 가격이 100만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란 전쟁(2월) 이전의 평균 5만5000달러(2025년 10월~2026년 2월)의 1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최근 통행권 경매 평균 가격이 전쟁 이전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올랐다.

한편 파나마운하청은 통행권 가격 상승에 대해 "이란 전쟁으로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인 시장 상황이 나타난 것"이라며 "경매가는 화물의 긴급성과 기업의 상업적 우선순위, 시장의 공급과 수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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