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계 강화, 안보공약 보장은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전격 축소한 가운데 한미 동맹의 축이 안보에서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CN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 전쟁부에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연합훈련은 많은 비용이 들뿐더러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를 두고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의 대미 투자 집행 속도가 더디다는 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지난해 관세 인하의 대가로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신속히 이행하도록 압박 조치를 취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한미 관계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한다. 군사 안보 중심의 혈맹 관계에서 경제적 이해관계와 공급망 중심으로 동맹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다시 드라우트-베자레스 연구원은 "한미 관계가 군사 동맹 중심의 관계에서 통합 산업 생태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파트너십의 근간이 안보가 아닌 경제로 옮겨갔다"고 짚었다. 실제로 군사훈련 축소와는 반대로 한미 간 경제 협력은 반도체와 조선 등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협력이 깊어진다고 해서 미국의 안보 공약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미국 외교·국방 싱크탱크인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제니퍼 캐버너 선임연구원은 "반도체나 조선업 협력은 미군의 아시아 주둔과 별개로 지속될 수 있다"면서 "동맹국들이 국방비 증액이나 경제적 유대 강화가 미국의 방위 공약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미군의 군사적 영향력을 줄이는 행보가 미국의 국익에 해가 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브루스 클링너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결정은 안보 및 경제 파트너로서 미국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은 한국이 자국 보호를 위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는 결국 중국을 자극하고 일본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 불가능할 정도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