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표적관세' 예고…"미국서 안 만들면 대가 치를 것"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9.03 07:20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로이터=뉴스1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표적 관세를 예고했다.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관세 압박 카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장관 회의 도중 CNBC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관세는 표적화되고 신중한 관세 정책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지만 그렇지 않다면 세계 최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대가를 각오하라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 관세가 고강도일 것이고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 투자와 관세를 연계하는 구조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정확히 맞다"고 밝혔다.

앞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대상 제품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반도체뿐 아니라 노트북,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여러 완제품이 관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국가별 관세율과 할당량을 설정하고 주요 반도체 제조사를 대상으로 국가별 지침을 적용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부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0'처럼 해외에서 제조돼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국한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이와 관련해 관세가 반도체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러트닉 장관의 이날 발언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의 대미(對美)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혁신적인 의약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MFN(최혜국 대우 가격)을 시행한 기업들에 관세 감면 혜택을 줬고 반도체에 대해서도 그런 방식을 예상하면 된다"며 "TSMC가 애리조나에 265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마이크론은 2500억달러 규모의 메모리 공장을 짓는데 이런 것이 바로 트럼프 관세 정책이 작동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2% 미만에 불과했던 미국의 전 세계 반도체 생산 비중을 40~5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인텔이 성공한다면 우리가 떠날 때는 50%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은 "대만 정부가 다음주 미국에 대한 추가적인 200억~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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