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美 국채 선호도 하락…사상 최대폭으로 주식 투자금 밑돌아

권성희 기자
2026.09.08 09:16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미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보다 주식을 더 선호하는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의 외환 리서치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조지 사라벨로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미국 주식으로 유입된 자금이 채권으로 들어온 자금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도이치뱅크가 올 여름 초에 발표한 분석 자료에서 미국 국채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정점일 때 50%에서 당시 30%로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 비중은 올라갔다.

사라벨로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은 좋아하면서 채권은 싫어하는 이유는 뭘까"라고 반문한 뒤 "미국의 민간 부분 재무 상태는 AI(인공지능) 발전으로 이익률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며 호황을 누리는 반면 공공 부문의 재무 상태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미국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지난 8월 40조달러를 돌파했으며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달 말 종료되는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는 2조1000억달러로 GDP 대비 6%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 투자운용 부문은 지난 4일 공개된 노르웨이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체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각국 정부의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70%에서 50%로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미국 국채가 노르웨이 국부펀드 내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1%에서 21.9%로 낮아진다.

중국도 올들어 미국 국채 보유를 줄였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약 6334억달러로 1년 전 7314억달러 대비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는 사상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올 3월까지 1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6000억달러로 미국 국채와 정부기관 채권에 대한 투자금액을 역사상 최대 폭으로 앞섰다.

미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같은 투자 전환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투자의견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블랙록은 지난 8월 말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에 대해선 AI 구축에 따른 강력한 기업 실적과 우호적인 거시경제 여건을 이유로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미국의 장기 국채에 대해선 "새로운 투자 환경에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수단으로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비중축소'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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