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0대 기업도 나이키 가고 샌디스크 왔다...AI에 베팅한 월가

백소희 기자
2026.09.08 11:18

[머니&마켓]나이키 퇴출, 샌디스크 편입

Raindrops hang on a sign for Wall Street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in Manhattan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October 26, 2020. REUTERS/Mike Segar/File Photo

미국 우량주 100개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00지수에서 나이키 등 4개가 퇴출되고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 빈자리를 채웠다. 개별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전통적인 소비재 회사 3곳이 퇴출되고 AI 기업이 새로 이름을 올리는 등 월가의 중심축이 AI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S&P 다우존스 인디시즈에 따르면 S&P100지수에서 나이키 등 4개 기업을 퇴출하고 델 테크놀로지스·샌디스크·팔로알토 네트웍스·아리스타 네트웍스를 새로 편입하는 내용의 정기 리밸런싱이 오는 21일 시작된다.

AI로 이동하는 월가 자본
(고양=뉴스1) 이광호 기자 =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AI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메모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미래를 만드는 나노×AI'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오는 10일 까지다. 2026.7.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고양=뉴스1) 이광호 기자

새로 이름을 올린 4개 기업 중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샌디스크는 올해 들어 633% 급등하면서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일 S&P100 편입 소식이 전해지자 11.9% 더 올랐다.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매수 의견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샌디스크는 지난달 939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약 8건을 공개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향후 수익을 확보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새로운 메모리 기술인 고대역폭 플래시(HBF) 개발에 힘을 쏟는 모습도 투자 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에서 낸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상승 전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인 팔로알토는 AI 기반 보안 수요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현재 주당 약 396달러로 지난 2월 저점 대비 160% 상승했다. 4분기(5~7월) 매출은 전년 대비 34% 성장하면서 견조한 사이버 보안 수요를 확인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구축으로 향후 수요도 계속 증가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델 역시 올해 주가가 232% 상승했다. 기업용 서버와 데이터 저장장치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관련 장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델의 2분기(5~7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43.1% 올랐다. 아리스타는 AI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스위치 제조업체로 올해 주가가 38% 이상 올랐다. 두 회사 모두 견조한 수주 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AI 인프라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확인되며 향후 수년간 지속 가능한 매출 성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콜게이트·사이먼프로퍼티 등 퇴출…"월가는 성장에 투자"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 2025년 2월 2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스니커 콘 동남아시아'에 나이키 에어 조던 1 운동화가 매대에 전시돼 있다. 2025.02.2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이번에 퇴출된 기업들은 대부분 소비재 관련 기업이다. 한때 미국 스포츠웨어를 대표했던 나이키는 약 18여년 만에 미국 100대 기업에서 제외된다. 브랜드 운동화·의류 회사들의 개별 실적이 엇갈린 만큼 소비자의 심리 변화보다는 나이키의 경영 부진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나이키는 주당 약 38달러로 5년 만에 76% 하락했다. 그동안 S&P 100 지수는 83% 상승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570억달러로 2021년 11월 2800억달러에서 크게 감소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퇴출을 면치 못한 기업도 있다. 세계 최대 치약 제조업체로 유명한 콜게이트-팔몰리브도 함께 퇴출된다. 다국적 소비재 회사인 콜게이트-팔몰리브는 2분기(4~6월) 신흥시장(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에서 판매량을 늘리는 데 성공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최대 쇼핑몰 운영사인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SPG)은 부동산 개발업이 주요 수입원이다. 4~6월기 매출이 약 19% 올랐지만, 이번에 S&P100에서 밀려났다.

이밖에 항공우주 기업인 허니웰 에어로스페이스(HONA)는 지난 6월 S&P100에 편입된지 약 3개월 만에 다시 빠지게 됐다. 공급망 병목 현상과 납품 지연이 수주잔고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번 S&P100 정기 리밸런싱은 월가 자본이 전통적인 산업에서 반도체, 클라우드 하드웨어 및 사이버 보안 분야로 이동한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필 하운호스트 비인크립토 에디터는 "나이키는 여전히 샌디스크가 메모리 칩을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운동화를 판매한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은 성장에 투자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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