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미국인의 재정 상황을 개의치 않는다는 발언을 내놓았던 것과 달리 최근 물가 관련 성과 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6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4개월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다는 로이터통신의 7월 보도를 공유했다. 두 달 가까이 지난 기사를 물가 하락세를 강조하느라 올린 셈이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 기름값이 갤런당 2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트루스소셜에 연이어 올렸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7일 기준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로 노동절(9월 첫 월요일)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내 물가 부담이 주요 이슈로 자리했다. 미국 국민들이 특히 민감하게 여기는 에너지 물가가 크게 올랐다. 7월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올랐고 난방유는 39.1% 급등했다. 에너지류와 항공권(25.5%)을 중심으로 물가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물론 안정적 지표도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하며 전월(3.5%)보다 소폭 둔화했다. 식료품(3.0%)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지표에 민감한 배경에는 11월 예정된 미 의회 중간선거와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이 있다. 지난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3%로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정치권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물가 메시지를 표심 방어 전략으로 분석한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존 맥헨리는 지난 2일 미국 공영방송 NPR 인터뷰에서 "첫 번째 과제는 '유권자 불안을 알고 있으며 신경 쓰고 조처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그 하이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수 개명 같은 곁가지 이슈로 경합주 후보들을 곤란하게 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야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것을 두고 하이 전 공보국장은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NPR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에 신경 쓰는 모습은 과거 태도와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이란 관련 협상 국면에서 미국인의 재정 상황이 영향을 미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일레인 카마크·윌리엄 갤스턴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민생 경제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 대응 신뢰도에서 민주당에 밀리기 시작했고 의회 주도권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