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촉구·반도체 관세 엄포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의약품 가격 관련 차트를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9개 제약사와 약값 인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26.09.01. /사진=민경찬](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0311164453177_3.jpg)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향해 대미 투자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저조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가시적인 경제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미 투자를 조율 중인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을 경우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관세를 경고하며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직접 압박한 것이다. 구체적인 범위나 시기가 정해진 건 아니지만 새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250,000원 ▼500 -0.2%)와 SK하이닉스(1,596,000원 ▼17,000 -1.05%)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7월에도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의 뉴욕주 클레이타운 반도체 공장 기공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거론하며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발언은 투자 유치 의지를 밝히는 차원이었다면 이번에는 관세라는 구체적인 수단을 꺼냈다는 점에서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한국과 일본이 대거 투자할 것이라는 주장을 지속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트럼프 정부가 내세운 주요 사업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사업은 사업성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한국이나 일본의 참여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정사실처럼 언급하며 투자를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의 대미 투자 압박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선거용 치적'을 단기간에 만들어내야 한다는 정치적 조바심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가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3%로 집권 1·2기 통틀어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하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가 크게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활비 부담 대응에 대한 부정 평가는 71%에 달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주요 불만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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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이 역대 최저를 가리키고 경제 정책에서도 신뢰를 잃어가자 동맹국들을 최대한 활용해 유권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을 입증해 보이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0311164453177_2.jpg)
미국 정가에선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 집행 속도가 당초 기대보다 더디다는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바심이 커질수록 트럼프 정부가 동맹국을 거칠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것 역시 한국에 대미 투자 집행이 더딘 데 대한 불만이라는 해석이 나왔던 터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국내 물가 잡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경제가 잘나갈 때 굳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와 함께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유업계를 향해서도 가격 인하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