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프랑스 주도의 유럽 핵억제 협력 구상에 10번째 국가로 합류한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과 미국의 유럽 방위 공약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유럽 국가들이 자체 안보 역량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핀란드와 프랑스는 14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핀란드가 프랑스의 '전방 억지력'(forward deterrence) 구상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협력 이행을 위한 핵운영그룹(Nuclear Steering Group)을 수개월 내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방 억지력 구상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3월 제시한 핵억제 협력 체제로, 프랑스의 핵전력과 유럽 동맹국의 군사력을 훈련·협의·배치 등을 통해 연결해 유럽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는 것이 골자다. 동맹국의 억제 훈련 참여와 상황에 따른 프랑스 전략전력의 동맹국 영토 내 일시 배치 등이 협력 수단으로 제시됐다. 지난 3월 영국·독일·폴란드·스웨덴·네덜란드·벨기에·그리스·덴마크 등 8개국이 합류를 발표했고, 5월 말 노르웨이가 합류했다.
러시아와 1300km 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70여 년간 유지하던 비군사동맹(중립) 원칙을 깨고 2023년 나토에 가입했다. 지난 6월에는 1980년부터 유지했던 핵무기 금지도 해제하는 등 유럽 안보 지형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나토의 핵억지력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이번 구상 참여 결정은 "최우선으로 유럽 안보 강화를 위한 것이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의 일부로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내 프랑스 핵무기 배치도 결정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해당 구상은 나토의 핵 임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안티 해캐넨 핀란드 국방장관은 가까운 동맹국들이 이미 참여한 만큼 이번 결정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스토니아도 프랑스 핵우산 합류를 검토하고 있다. 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이날 프랑스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트 3국 중 하나이자 러시아와 338km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는 1940년 소련에 강제 병합됐다가 1991년 소련 붕괴를 계기로 독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