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카드 결제업체 비자의 중국 내 카드 결제 청산기관 설립 준비를 승인했다. 비자가 2017년 처음 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9년 만이다. 미중 경제·무역 협의 결과를 이행하고 금융시장 개방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인민은행은 13일 비자의 중국 현지 법인인 웨이스정보기술유한공사에 카드 결제 청산기관 설립 준비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인은 1년 이내에 준비 작업을 마친 뒤 영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인민은행과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의 승인을 거쳐 카드 결제 청산업 허가증을 발급받으면 정식 영업이 가능하다.
최종 인가를 받을 경우 비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마스터카드에 이어 중국 카드 결제 청산시장에 진입하는 세 번째 국제 카드사가 된다. 비자는 자체 결제망을 통해 중국 내 위안화 거래를 직접 청산·결제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2015년 국무원의 카드 결제 청산기관 시장 진입 관리 결정에 따라 관련 시장을 개방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 허가를 받은 청산기관은 중국은련(유니온페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현지 법인, 마스터카드의 현지 법인인 왕스왕롄 등 세 곳이다.
인민은행은 이번 승인이 금융서비스 개방의 실질적 성과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인민은행의 이번 승인이 최근 미중 정상회담과 경제·무역 협의의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미에 앞서 진행한 무역 협상에서 금융서비스 분야에 대한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여기에는 미국 금융기관의 중국 현지 지점 설립 신청 승인도 포함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라이언 매키너니 비자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 대한 비자의 오랜 헌신이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이라며 "세계 양대 경제국 간 건설적이고 전략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데 있어 미국과 중국 지도자들이 수행한 중요한 역할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매키너니 CEO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 방문에 동행한 기업 최고경영자 대표단에도 참여했다.
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외화 카드의 국경 간 거래 청산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현행 규정상 이러한 서비스만 제공할 경우 원칙적으로 중국 내 청산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거주자는 비자 외화 카드를 해외에서, 해외 거주자는 비자 외화 카드를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중국 내 청산업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비자 브랜드의 위안화 카드를 중국에서 발급하거나 중국 내 사업자에게 위안화 카드 청산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비자의 진입이 중국 카드 결제시장의 경쟁과 서비스 다양화를 촉진할 것이란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비자의 국경 간 결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카드의 중국 내 사용 환경이 개선되고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결제 편의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