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짓고 12년 만에 뚫린 북중 다리에 트럭 줄줄이…"집값도 올라"

단둥(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10.15 15:52

[르포]단둥~신의주 신압록강대교 개통

15일 단둥 측 신압록강대교 진입부 우측에서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개통식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정상화라고 생각합니다."

15일 오전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이 열린 단둥쪽 접안구. 대교 개통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단둥에서 나고 자랐다는 A씨는 "지역 경제도 살아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주변에 몰린 사람들은 북한에서 속속 넘어오는 트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담소를 나눴다.

완공 이후 12년간 막혀 있던 왕복 4차로의 북·중 새 교역로가 열렸다. 화물 운송의 병목을 풀 새 통로에 단둥 주민들은 지역경제 회복을 기대했다. 북한은 지난달 개통한 북·러 두만강 자동차다리에 이어 중국으로 향하는 대형 육로도 확보하면서 양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

리창 총리 "무역·왕래 촉진"

대교 주변은 아침 일찍부터 개통식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였다. 중국 해관(세관) 내부엔 애드벌룬과 개통식 축하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설치됐다. 개통식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전 11시)가 임박하자 단둥 측 대교 진입부 우측을 제외한 해관 구역 일대는 모두 통행이 통제됐다.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통행이 허가된 구역에 빼곡히 모여 대교 위를 지켜봤다.

곧이어 폭죽 소리와 함께 대교 위에서 인공기를 단 북한 트럭과 오성홍기를 단 중국 트럭이 교차하며 통행이 시작됐다. 대교를 건넌 북한 측 트럭은 중국 측 해관 구역으로 진입해 입국 및 통관 절차를 밟았다. 대교가 12년만에 개통된 상징적 장면이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신압록강대교 개통식 영상 축사에서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대교가 순조롭게 개통됐다"며 "이는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을 크게 촉진할 뿐 아니라 인적 왕래를 더욱 긴밀하게 하고 양국 국민의 유대를 강화해 양국의 전통적 우호를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도 영상 축사를 했다고 전했다.

15일 신압록강대교를 건넌 북한 측 트럭이 중국 측 해관 구역으로 진입해 입국 및 통관 절차를 밟고 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무역증가 기대 vs 대북제재 여전

15일 신압록강대교 위에서 북한 측 트럭과 중국 측 트럭이 교차해 달리고 있다./사진=신화사

신압록강대교는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길이 3026m의 왕복 4차로 교량이다. 2010년 12월 착공해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측 연결시설 공사 지연과 코로나19 국경 봉쇄 등이 겹치며 개통이 미뤄졌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과 올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주변 정비와 북한 측 세관시설 공사가 진척되면서 개통 준비가 속도를 냈다.

새 다리가 가동되면 노후한 조중우의교에 집중됐던 화물 운송을 분산할 수 있다. 철도와 좁은 도로를 함께 사용하는 기존 교량의 한계를 보완해 차량 대기와 운송 지연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다. 주민 B씨는 "무역이 늘면 양쪽 모두에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역 한인사회에서도 기대감이 감지됐다. 단둥 한국인회 관계자는 "개통식과 맞물려 지역 집값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는 중국·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통로를 넓히는 의미도 있다. 지난달 북·러 두만강 자동차다리에 이어 중국으로 향하는 대형 육로까지 확보했다. 중국 역시 러시아와 밀착해 온 북한과 경제적 연결을 강화할 기반을 마련했다. 장기간 멈춰 있던 교량의 개통이 북·중 관계 회복을 보여주는 성과인 셈이다.

다만 주민들의 기대가 실제 교역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관 운영시간과 처리능력, 북한 내부 연결도로와 물류체계, 거래 수요가 뒷받침 돼야 한다. 무엇보다 교량 개통 자체가 대북 제재 해제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와 중국의 이행 조치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새 다리가 열려도 교역이 급속히 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개통 이후 차량 통행량뿐 아니라 실제 교역 품목과 통관 운영, 중국의 제재 이행 방식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관(세관) 내부에 애드벌룬과 개통식 축하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설치됐다./사진=안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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