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3국 203조 투자' 트럼프 또 과장?…한·일·대만 온도차

남형도 기자
2026.10.16 11:19

한국은 알래스카 검토 중, 일본은 반도체공장에 210억달러 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와실라의 커티스 D. 메나드 기념 스포츠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 500억 달러(약 67조원) 규모로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투자키로 했다. 일본은 뉴욕주 몰타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는데 21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로 투자한다. 대만은 800억 달러(약 107조원) 규모로 알래스카 LNG를 구매키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14일(현지시간) 이틀새 소셜미디어(SNS)와 선거 유세를 통해 아시아 3국의 대미 투자를 강조했다.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추진한 관세 정책이 경제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한 셈이다.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3개국 관련해 트럼프가 주장한 대미 투자 성과는 총 1510억 달러(약 203조원)다. 해당 주장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각국의 입장을 보면 미묘하게 다르다.

한국 알래스카 LNG에 500억 달러 투자? "검토 중"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산업통상부)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압박하는 한국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는 아직 '검토' 단계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 가스관으로 남부 해안까지 운송해 수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루스소셜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500억 달러 인프라 투자는 무역·투자 합의의 일부"라며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업부는 지난 1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투자 여부, 규모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며 "양해 각서(MOU)상 국내법 절차를 전제로 검토에 착수한단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확정했다고 밝힌 건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뿐이다.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 투자 중 1호 사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달 22일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전략적 이익이 있어도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혀 온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개요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일본은 뉴욕주 몰타 반도체 공장 건립에 210억 달러 투자키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5일 일본 도쿄 국회에서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 "미국 상무부가 뉴욕주 몰타에 새 반도체 공장 2개를 짓는데 일본이 21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2만7000개의 고임금 일자리와 1000개 이상의 제조업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 뉴욕주 몰타에 반도체 공장 2곳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중 첫 번째 공장은 연내 착공해 2029년에 첫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해 최대 5500억 달러(약 73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트럼프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한 합의다.

대만 "매년 600만톤 알래스카 LNG 구매"…구체적 투자 규모는 말 아껴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 격)이 2024년 5월20일 취임식에서 연설하는 모습./사진=뉴시스

대만도 구체적인 투자 규모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미국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투자하고 천연가스를 장기 구매한단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중간 선거 지원 유세에서 "대만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44억달러 지분을 투자키로 했다"며 "또한 700~80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구매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대만 경제부는 14일 "채굴 후 매년 600만 톤의 알래스카 LNG를 조달하는 게 목표"라며 "예상 투자액은 최대 44억달러"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방안과 지분 비율, 관련 조건 등은 양측의 후속 협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미국 투자 유치 성과를 내세웠다. 전 세계에서 신규 투자 약속을 받은 게 21조달러(약 2경 8320조원)라는 것이다. 그러나 CNN은 "백악관이 집계한 트럼프 행정부 2기 주요 투자 현황은 11조2000억달러(약 1경5102조원)"라며 "모호한 투자 약속, 미국 투자가 아닌 양자 무역까지 계산에 넣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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