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정선거 13억 포상금"…중간선거 불복 포석인가

남형도 기자
2026.10.27 13:43

[美 중간선거]브라질 선거에도 "조작" 비판, 내달 3일 중간 선거 후 불복 가능성도
2020년 대선 패배 때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승리 빼앗겼다 주장
결과 뒤집긴 어려워도 지지층 결집하는 정치적 목적 달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시시피로 향하기 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중간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선거 부정행위 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3일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 열세가 예상되자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을 부각하려 한단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이전 선거와 다가오는 중간 선거에서 유권자 사기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100만달러(약 13억3000만원)를 주겠다"고 밝혔다. 부정 선거를 저지른 이들이 실제 체포되고 유죄를 받으면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유권자 사기'란 합법적인 투표권이 없는 사람이 투표하는 행위를 뜻한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이민자나 외국인이 투표하는 식이다. 중복 투표, 대리 투표나 투표용지 조작도 포함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패배 후 불복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과를 뒤집긴 어려워도 불복 자체가 지지층 결집 등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서다.

2020년 대선 패배 후 "우편 투표로 조작" 주장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표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표의 미국 대선 투표가 한국 시간 오후 2시부터 시작된 3일 서울 중구 서울역사 내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당시에도 우편 투표 조작 때문에 졌다고 주장했다. 선거 당일 밤 개표 초기엔 자신이 앞서다가 우편 투표가 집계되며 뒤집혔단 것이다. 이를 두고 "표를 도둑맞았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가 문제 삼는 미국의 우편 투표는 일종의 '사전 투표' 개념이다. 선거 날 전에 투표를 할 수 있어서다. 다만 집에서 투표용지에 기표한 뒤 지정된 투표함에 넣는단 점에서 한국과 다르다. 투표소가 아닌 공간에서 투표할 수 있고 우편망을 거친단 점에서 부정 선거 의혹이 계속 불거져 왔다.

이에 그는 부정 선거가 행해진다고 믿고 관련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해왔다. 지난 2월엔 '투표 자격 보호(SAVE)' 법안을 마련했다. 유권자가 투표 등록 때 미국 시민권을 증명하고, 투표 때도 신분증을 제시하며, 질병이나 장애 등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우편 투표를 허하지 않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민주당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지난 3월엔 행정명령을 통해 각 주 정부가 통일된 형식의 우편투표 용지를 쓰도록 했다. 이와 함께 유권자 명단을 내야만 투표용지를 배달하게 했다. 이에 민주당 주 정부와 유권자들이 권한 침해라며 소송을 걸었다. 지난 6월 연방항소법원은 우편 투표 제한 조치에 대해 집행 정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100년 후퇴시킨 결정"이라며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를 줄곧 문제 삼는 건 민주당 지지층이 전통적으로 더 많이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0년 대선 당시에도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우편 투표를 더 많이 이용했다.

"민주당 부정 저지를 것"…강경 지지자들 "계엄령 선포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미시시피주 코린스의 크로스로즈 아레나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생각을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 선거 유세에서도 '부정 선거'를 끊임없이 언급해왔다.

지난 10일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그는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민주당 당원들이 부정 선거를 저지를 것이기 때문에 꼭 투표해야 한다"며 "선거를 조작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좌파 진영의 룰라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하자 대선 결과를 두고 "조작된 선거로 보인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강경 지지자들은 선거 부정행위가 발견될시 계엄령까지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강경 지지층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지난달 30일 화상 회의에서 투표용지와 선거 장비 강제 확보, 계엄령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계엄령이 발동되면 군이 개입한다. 앞서 미군은 선거 개입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지난 8월28일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선거 관리와 보안은 주·지방 당국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어 "연방군이나 연방화된 주 방위군을 투표소에 배치하거나 투표용지·투표기를 압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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