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양산을 위해 1000억엔(약 8410억원)을 지원한다. 중국과의 경쟁에 밀려 경쟁력을 잃은 태양전지 산업을 자국 기술로 재건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리코와 조슈산업을 녹색전환(GX) 관련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두 기업에 4년간 약 1000억엔을 지원할 계획이며, 두 기업 역시 정부 지원금 이상의 자금을 추가 투입해 민관 공동으로 양산 공장을 건설한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관련 제품의 보급을 저해하는 규제 정비에도 나설 방침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태양전지에서 빛을 흡수하는 층에 활용되는 소재를 말한다. 리코는 프린터에 사용하는 잉크젯 기술을 활용해 얇고 유연한 필름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조슈산업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한 탠덤형 제품을 개발 중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일본이 원재료와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으로 꼽힌다. 2009년 일본 연구진이 처음 선보인 기술이다. 핵심 원료인 요오드 생산량도 칠레에 이어 세계 2위여서 국내 공급망을 구축하기에 유리하다. 고기능 필름과 박막 가공 등 일본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일본 정부가 양산 지원에 나선 배경엔 태양전지 산업에서 중국에 빼앗긴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의도가 있다. 일본은 과거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을 주도했지만 저가 중국산 제품에 밀려 입지가 약화했다.
일본 정부는 우선 공공 부문을 초기 수요처로 활용해 보급 확대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중앙부처와 지방 산하기관은 물론 자위대 기지 및 주둔지 등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도입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다만 막대한 정부 지원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고도 경쟁력 확보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