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조는 노예"…흑인·원주민 여성 주지사 등 '최초' 쏟아졌다

백소희 기자
입력 2026.11.05 16:14 수정 2026.11.05 16:14

[美 중간선거]
현지언론 "흑인 노예 고손녀, 주지사 선출"
텍사스·캘리포니아 첫 라틴계 여성 주지사
무슬림·동성애자 상원 첫 입성

(애틀랜타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키샤 랜스 보텀스 민주당 후보가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6.11.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애틀랜타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소수인종 후보들이 성과를 내며 최초 기록이 쏟아졌다. 흑인·원주민 최초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고 성소수자·무슬림·원주민 여성이 처음으로 상원에 입성한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키샤 랜스 보텀스 전 애틀란타 시장이 조지아주 주지사에 당선되며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다. 조지아주 역대 주지사 83명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으며 보텀스 당선인은 주 최초 유색인종 주지사이기도 하다.

보텀스 당선인은 노예 해방 전 조지아에 살았던 증조모 벳시 픽을 언급하며 "자녀들과 후손들을 위해 어떤 꿈을 품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선조들의) 강철 같은 어깨 위에 서 있다는 것을 안다"며 경의를 표했다. 현지 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는 "셰퍼드 픽이라는 이름의 노예가 1860년 크로퍼드빌에 사는 백인 소유물 목록에 있었다"며 "150여 년 후 그의 고손녀인 보텀스가 조지아 주지사로 선출됐다"고 전했다.

흑인 주지사는 미국 역사상 3명뿐으로 모두 남성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주지사 선거에 나선 흑인 후보는 총 8명으로 이중 보텀스 당선인을 포함해 총 4명이 승리하면서 미국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플로리다, 네바다, 위스콘신에서는 주 최초 흑인 주지사가 탄생했다. 플로리다의 바이런 도널즈 후보(공화당), 네바다의 애런 포드 후보(민주당), 위스콘신의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민주당)이 당선됐다. 포드 당선인은 데이터 센터 세금 감면 중단 등 AI 규제를 예고했고 크롤리 당선인은 낙태권 지지 운동을 내세워 표심을 얻었다.

뉴멕시코서 최초 원주민 여성 주지사 탄생

(팰컨하이츠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미네소타주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한 페기 플래너건 민주당 후보. (자료사진) 2026.8.2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팰컨하이츠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여성 후보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미네소타에서 페기 플래너건 후보가 승리하며 원주민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상원에 입성했다. 원주민 남성 상원의원은 있었지만 여성 원주민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최초다. 아직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알래스카에서도 메리 펠톨라 후보가 원주민 여성으로서 상원의원에 도전했다.

뉴멕시코에서는 민주당 소속 뎁 할랜드가 최초의 원주민 여성 주지사가 됐다. 할랜드 당선인은 라구나 푸에블로 부족 원주민 출신으로 2018년 하원에 입성한 최초의 원주민 여성이었다. 2021년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원주민 출신 장관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건국 250주년을 맞아 저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선출된 원주민 여성 주지사로서 여러분 앞에 섰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한 지지자는 AP통신에 "연방 정부가 과거 원주민들의 언어와 문화를 말살하려 했던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이곳에 살아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 최초 라틴계 여성 주지사도 탄생했다.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 후보가 4선에 도전한 공화당 그렉 애벗 주지사를 꺾었다. 텍사스 트리뷴은 애벗 주지사가 히노호사 당선인보다 약 8배 많은 선거자금을 투입했음에도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자비에 베세라 후보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선출돼 캘리포니아 첫 라틴계 주지사가 됐다. 그는 멕시코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주 법무장과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중진 정치인이다.

이밖에 미시간에서 민주당 후보 압둘 엘사예드가 무슬림 최초의 상원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뉴햄프셔에서 민주당 상원 후보로 나선 크리스 파파스는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최초의 남성 상원의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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