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5일(현지시간) AI(인공지능) 관련주 주도로 급락한 가운데 6일 발표되는 지난 10월 고용지표가 주목된다.
고용지표가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로 추락하고 있는 미국 증시에 안도감을 줄지, 아니면 추가 부담으로 매도세를 부추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10월 고용지표는 6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5만9000명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9월 증가폭 2만9000명에 비해 개선된 것이다.
마켓워치는 미국에서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에 매달 5만개의 일자리만 새로 생겨도 신규로 노동시장에 유입되는 인구를 모두 흡수할 수 있어 실업률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0월 실업률은 지난 9월과 같은 4.2%로 전망된다.
지난 6개월간 미국의 월평균 취업자수 증가폭은 6만6000명이었다. 10월 고용 증가폭이 이에 근접한 수준으로 나온다면 노동시장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음달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오는 12월 금리 인상 전망은 65%이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지난 9월에 금리를 올리고 10월엔 동결한 만큼 다음달엔 다시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고용지표, 뜨거워도 차가워도 문제
이미 다음달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완만한 고용 증가폭은 시장에 별다른 반응을 일으키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고용지표가 너무 강하게 나온다면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톰 에세이는 "연준이 지난달 금리 인상을 쉬어가며 온건한 스탠스를 보인 것과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믿음이 증시를 떠받치는 두 가지 핵심 요인"이라며 "고용지표가 지나치게 강하게 나오면 연준이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시각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너무 강한 고용지표는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강화해 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 증가폭이 저조하게 나오는 것도 노동시장 약화를 시사하며 견조한 경제 성장에 대한 믿음을 뒤흔들어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고용지표까지 약화되면 경제 전망이 더욱 어두워질 수 있다.
산탄데르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는 노동시장이 지나치게 뜨겁지도, 지나치게 차갑지도 않다며 이번 고용지표가 "극단적으로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다음달 금리 인상 전망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오히려 다음주에 발표될 10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를 비롯한 물가지표가 향후 금리 경로에 더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기술주 급락 후 저가 매수 유입될까
고용지표와 함께 6일 미국 증시의 최대 쟁점은 기술주의 반등 여부다.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대폭 낮아진 상태에서 저가 매수 유입이 매도세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향후 조정의 폭과 시기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기술주 급락에 대해 트루이스트 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키스 러너는 "투자자들이 데이터센터와 AI 개발을 둘러싼 정책 환경을 재평가하는 동시에 AI 인프라 구축의 수혜를 입어온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기술주에 대해 일종의 매수 거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이날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청산 가능성을 지목하는 의견도 있었다. 카이 자산운용의 공동 CIO인 노엘 스미스는 "시장을 크게 움직일 만한 뉴스도 없는데 주가가 이 정도로 출렁이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강제적인 포지션 청산의 흔적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주식 포트폴리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도하는 펀드들의 명단이 돌기도 했다. 몇몇 펀드들이 아예 청산에 들어가거나 여러 운용팀을 두고 있는 헤지펀드 내에서 일부 운용팀의 포지션이 강제로 정리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주가 하락은 다시 추가적인 포지션 청산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카이 자산운용의 스미스는 "내 직감으로는 포지션 청산이 끝나는 순간 시장이 반등할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내 데이터는 오늘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