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보다 더 진짜 같은 섹스 로봇이 온다[월드콘]

김종훈 기자
입력 2026.11.07 06:00 수정 2026.11.07 06:00

[월드콘]홍콩 스타트업 솜니아 랩, '모델 L' 출시 발표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홍콩 로봇 스타트업 솜니아 랩이 공개한 섹스 로봇 '모델 L'의 콘셉트 사진./사진=솜니아 랩 엑스 계정 캡처

인간이 인간 대신 로봇과 성관계를 갖는다는 공상과학(SF) 소설 속 상상이 현실이 되는 걸까. 홍콩 로봇 스타트업 '솜니아 랩'이 인간형 섹스 로봇 출시를 예고했다.

취향 따라 외모 설정 가능, 정서적 교감 기능 지원

지난해 설립된 솜니아 랩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엑스 게시글을 통해 인간형 섹스 로봇, 이른바 친밀감 로봇인 '모델 L'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모델 L은 4가지 외형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눈동자 색깔과 머리 모양 등을 조정할 수 있다. 모델 L은 베이직, 프로, 프로 맥스 등 3가지 버전이 있다. 프로 맥스로 갈수록 표정과 관절 움직임이 다양해진다.

모델 L의 핵심은 AI(인공지능) 기능이다. 사용자의 음성 지시에 따라 움직임을 바꾸는 것은 물론 사용자와 나눈 대화를 기억하고 이를 다음 상호작용에 반영하는 장기 기억 기능을 제공한다. 클라우드컴퓨팅 기반 기능이기 때문에 매달 29달러의 구독료를 지불해야 이용 가능한 기능이다. 솜니아 랩 측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상호작용과 움직임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모델 L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인데 베이직 버전이 기본 1만6000달러(2100만원), 프로 버전이 2만6000달러(3400만원)다. 프로 맥스 버전은 4만4000달러(5800만원)다. 주문과 동시에 예약금을 내야 한다. 생산 일정이 확정되면 제품 가격의 50%를 30일 이내에 납부해야 하며, 나머지 금액과 배송비는 제품 인도 전에 결제해야 한다. 회사는 제품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예약금과 이미 납부한 금액을 모두 환불한다고 안내했다. 제품 배송은 내년 3분기로 예정됐으며 미국, 일본,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만 받아볼 수 있다.

홍콩 로봇 스타트업 솜니아 랩이 공개한 섹스 로봇 연구 개발 영상. 인간을 통해 로봇에게 인간 움직임을 학습시키는 모습./사진=솜니아 랩 엑스 계정 캡처

창업자 "섹스 로봇이 인간 신뢰 더 얻기 쉽다"

솜니아 랩 창업자는 가명 'Xara'를 사용하는 홍콩 출신 남성이다. 솜니아 랩 이전 창업 경험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그는 지난 8월 홍콩 매체 HK01 인터뷰에서 성인용품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와 AI·로봇 기술의 결합 가능성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과 가장 빠르게 친밀해질 수 있는 로봇은 섹스 로봇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로봇이 인간 일상에 발을 들이려면 인간과 친밀감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날 구매한 낯선 가사로봇보다 성관계로 이미 친밀감을 쌓은 섹스 로봇이 인간 일상에 더 발을 들이기 쉬울 것이란 얘기다. 그는 거실, 주방에서 가사까지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Xara는 HK01 인터뷰에서 "가사 로봇이 갑자기 성관계를 원한다고 말하면 당황스럽겠지만 동반자 로봇(섹스 로봇)이 요리, 세탁을 한다고 말한다면 좋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친밀함(성관계)에서 범용적인 기능으로 사용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부터 동반자였던 로봇이 더 많은 기술을 익힌다고 한다면 인간의 신뢰를 더 얻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Xara는 로봇 생김새가 인간과 지나치게 비슷하면 '불쾌한 골짜기'에 갇혀 친밀감 형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제품에 열 방출구, 배터리 부착, 탈착을 위한 경계선 표시 등을 남겨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Xara는 "우리 제품은 첨단 기술의 산물이라는 점을 사용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 레이펑왕에 따르면 솜니아 랩은 지난 4월 1000만달러 규모의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Xara는 지난 6월, 8월까지 총 세 차례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누적 투자금은 달러로 여덟 자릿수라고 주장했다. 수천만달러 수준이란 얘기다. 다만 투자자 명단과 개별 라운드 금액,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솜니아 랩은 오프라인 체험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Xara는 올해 안으로 도쿄에 첫 체험 매장을 열고 연말까지 홍콩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체험 공간 '하우스 오브 솜니아'가 설치될 도시 명단을 공개했는데 한국 서울도 이름을 올렸다.

솜니아 랩은 내년 모델 L의 글로벌 출시와 남성형 섹스 로봇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1만~2만대 판매를 달성하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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