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사장님이 된 외국인⑥ 국적·체류자격·업종 등 세부 통계는 '깜깜'

전국 곳곳에서 외국인 자영업자들이 지역 상권에 뿌리내리고 있지만 이들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부 통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체류 현황과 자영업 관련 통계가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데다 국적과 체류자격, 업종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도 제한적이다. 정확한 실태 파악 없이는 외국인 자영업자 증가에 따른 정책 수요에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상주 외국인 중 자영업자는 5만6000명으로 전년(4만9000명) 대비 14.3%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외국인 취업자에 대해 △연령 △산업 △국적 △체류자격 △근무지역 등 특징별로 세분화해 집계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인이 없는 자영업자'로만 구분된다. 외국인의 체류자격은 법무부가, 자영업자 지원 정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담당하는 등 관련 업무도 쪼개져 있어 구체적인 실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이민정책연구원도 신용카드 가맹점 자료를 통해 외국인 개인사업자의 증가세를 추정하고 있다.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등록된 국내 외국인 개인사업자 신용카드 가맹점은 1만323개소다. 이 가운데 7590개소(73.5%)는 2020년 이후 등록된 사업장으로 대부분이 최근 개업한 가맹점이다. 내국인 자영업자 신규 창업이 5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도원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직 비중은 작지만 외국인 자영업자는 급격한 속도로 늘고 있다"며 "현재는 외국인 자영업자들이 어떤 비자를 가졌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예기치 못한 부작용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처별로 관리하는 정보도 다르다. 법무부는 외국인의 국적과 체류자격 등을 관리하지만 자영업자를 별도로 세분화한 통계는 사실상 없다. 자영업이 특정 체류자격에만 해당하는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은 기업투자(D-8)·무역경영(D-9) 등 투자·경영 목적의 체류자격 외에도 거주(F-2)·재외동포(F-4)·영주(F-5)·결혼이민(F-6) 등 국내 활동 제한이 없는 체류자격이 있으면 자영업을 할 수 있다. 체류자격만으로 외국인 자영업자의 전체 규모와 영업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자영업자 지원 정책을 담당하는 중기부도 외국인 사업자 현황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중기부는 매년 약 4만개 업체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실태조사를 실시해 사업체 수와 종사자, 창업비용 등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주의 성별과 나이 등을 조사하면서도 국적은 조사 항목에 포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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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관계자는 "전체 자영업자 중 외국인이 몇 명인지에 대한 데이터는 없지만 자영업자 지원 정책은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하지 않고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자영업자들이 내국인과 같은 지원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언어와 체류자격 등이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자금 대출이나 사업 컨설팅, 창업·폐업 지원 등에 대한 수요를 파악할 기초자료도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영업자 관련 업무를 하나의 부처가 모두 담당하기는 어렵더라도 부처 간 정보를 연계해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다문화·다양성 사회로 가는 흐름에서 외국인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 데이터를 갖춰야 실효성 있는 정책을 기획할 수 있다"며 "외국인 자영업자 정보를 정부 차원에서 종합 통계로 집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외국인 자영업자는 국적 공동체를 기반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아 경기 변화에 취약하고 사업 안정성도 낮은 편"이라며 "정부가 관리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는 통로가 되거나 브로커가 개입하기 쉬운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