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페이팔 마피아' 탄생?…스페이스X가 낳은 우주 유니콘[월드콘]

'뉴 페이팔 마피아' 탄생?…스페이스X가 낳은 우주 유니콘[월드콘]

김종훈 기자
2026.10.2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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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우주 산업 지평 열자 퇴사 후 창업 나선 엔지니어들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페이팔 마피아' 출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또 다른 스타트업 마피아가 형성되고 있다. 머스크 CEO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나와 창업에 뛰어든 '스페이스X 마피아'들의 기업이 유니콘에 가까워지면서다.

은퇴 꿈꿨으나 등떠밀려 60대 창업…기업가치 5.6조

'스페이스X 마피아'를 대표할 만한 인물은 톰 뮬러다. 스페이스X 창업 때부터 회사와 함께한 뮬러는 세계 최초의 재사용 로켓 팰컨에 탑재되는 멀린 엔진을 설계했다. 회사에서 추진 담당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뮬러는 오토바이와 함께 하는 노후를 꿈꾸며 2020년 퇴사했다. 이때 그는 59세였다.

이후 뮬러는 취미로 소형 추진기를 구상했다. 본인은 재미 삼아 한 일이라고 하지만 순전히 재미 때문은 아니었다. 평소 뮬러는 우주에서 작동하는 추진기가 우주 산업의 다음 먹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스페이스X가 로켓으로 쏘아올린 수많은 장비를 우주 공간 내 제자리로 옮기는 기술이 각광받으리 본 것이다.

톰 뮬러 임펄스 스페이스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사진=임펄스 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톰 뮬러 임펄스 스페이스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사진=임펄스 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뮬러의 구상을 접한 스페이스X 출신 지인들은 구상을 현실로 옮겨보자며 모여들었다. 소식을 접한 투자자들은 회사 설립 전부터 투자 의사를 전해왔다. 이에 뮬러는 2021년 9월 임펄스 스페이스를 창업했다. 임펄스가 개발하는 것은 위성 운송용 소형 우주선이다. 로켓이 위성을 목표 궤도 근처에 내려놓으면 임펄스의 소형 우주선 '미라'가 정확한 궤도 지점까지 실어 나른다.

미라는 2023년 11월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첫 비행에 성공했다. 올해 미 우주군의 로켓 발사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현재는 미라보다 더 멀리 비행할 수 있는 우주선 헬리오스를 개발 중이다. 지난 6월 임펄스는 5억달러(66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42억6000만달러(5조6300억원)로 평가됐다.

로켓 부품 3D 프린터로 찍어내 비용 절감 시도

스페이스X에서 궤도 추진 엔지니어로 근무한 조던 노운은 아마존 블루오리진 출신 팀 엘리스와 손잡고 2015년 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를 창업했다. 이들은 로켓 부품을 3D 프린터로 대량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켓 부품을 대량 생산에 알맞도록 단순화해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것.

재사용 로켓 개발 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의 로켓 테란R 개발 현장./사진=렐러티비티 스페이스
재사용 로켓 개발 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의 로켓 테란R 개발 현장./사진=렐러티비티 스페이스

2023년엔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으로 생산한 로켓 '테란1'을 발사했다.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에릭 슈밋 전 구글 CEO가 지난해 3월 경영권을 인수하고 회사 CEO로 합류했다. 슈밋은 이 회사에 8억달러(1조50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창업자들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슈밋은 렐러티비티의 대형 재사용 로켓 '테란R'을 통해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쏘아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란R은 화물 20톤이상 수송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렐러티비티의 기업가치는 2021년 40억달러(5조2000억원) 규모로 평가받았으나 현금 소진 이후 하락했다. 슈밋은 기업가치 10억달러(1조3200억원) 이상 평가를 목표로 추가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서 못 만드는 약, 우주서 만들면?

우주 제약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의약품 제조 모듈 W4./사진=바르다 스페이스
우주 제약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의약품 제조 모듈 W4./사진=바르다 스페이스

스페이스X의 재사용 우주선 드래곤 캡슐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 윌 브루이는 2020년 우주 제약 기업 바르다 스페이스를 창업했다. 바르다는 중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우주 공간에서 의약품을 제조해 지구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우주 공간에서 의약품을 제조하면 지상에서 만들기 어려운 결정 형태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상에서 만든 약품보다 신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약품 안정성을 높여 유통기한을 늘리거나 보관 방법을 냉장에서 실온으로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 과학계가 우주 제약 기술의 가능성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비용이 너무 높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을 뿐이다.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개발이 우주 제약의 상업화 가능성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우주 제약 기술은 우주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손상없이 지상으로 회수하는 것이 관건이다. 바르다는 2023년 6월 스페이스X 로켓을 사용해 우주 공간에서 HIV 바이러스 치료용 약품 '리토나비르'를 생산해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가능성을 본 희귀 질환 전문 제약사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가 지난해 5월 바르다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희귀 폐질환 환자들을 위한 신약 개발이 목표다.

바르다는 우주 제약을 위한 최신 무인 우주선 모델 W4를 지난해 6월 스페이스X 로켓에 쏘아올렸다. W4는 궤도에서 약품 제조 임무를 수행하고 지난 6월 귀환했다. 바르다는 지난달 시리즈D 펀딩에서 2억5100만달러(3300억원)를 유치해 기업가치 16억달러( 2조1000억원)의 유니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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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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