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아가씨 떠났다… 후임에 강경파 '밀러'

뉴욕=심재현 특파원
입력 2026.11.09 04:20 수정 2026.11.09 04:20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
중간선거 참패 후 사흘만에 첫 인사, '反이민' 정책 주도
패인 '이란전' 책임론 속 헤그세스, 임기 완주 의지 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왼쪽)과 함께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 로이터=뉴스1

미국 '백악관 첫 여성 비서실장' 기록을 세운 '얼음아가씨' 수지 와일스(69)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지 사흘 만에 물러났다. 추가 인사가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선거에서 참패한 제1원인으로 이란전쟁이 꼽히지만 담당 장관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41)이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게 된다"며 "내가 가장 신뢰하는 참모 중 하나"라고 밝혔다. 와일스 실장에 대해선 "트럼프 정치조직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선거에서 패배한 후 내각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교체인사다.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파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을 지내다 2기 행정부에선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으로서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등 강경 이민정책을 주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참패에도 '마이웨이'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예고했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날 밀러 신임 실장을 '악성종양'에 빗대 맹비난했다.

추가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훌륭한 내각을 갖고 있다"며 경질인사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비서실장 교체도 "선거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탄핵대상으로 거론되는 헤그세스 장관 역시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관계자들 말을 인용, 헤그세스 장관이 4년 임기를 채울 것이란 입장을 주변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화당은 중간선거 패배의 책임을 헤그세스 장관에게 전가할 움직임을 보인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번주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강행한다는 입장이고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마저 "이란 관련 앞으로 전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헤그세스 책임론을 언급했다.

이란전쟁의 향방에 대한 트럼프행정부의 입장은 혼란스럽다. 미군이 지난 6일 이란의 방공시스템을 겨냥해 타격을 감행했고 이에 대해 이란 관영매체가 이란의 전략적 요충지인 게슘섬에서 2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반면 선거패배 후 "전쟁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둔 J D 밴스 부통령이 지난 2주 동안 이란 측과 간접협상을 해왔다고 액시오스가 6일 전했다.

한편 7일 CNN은 익명 소식통의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종합격투기단체 UFC의 데이나 화이트 CEO(최고경영자)에게 백악관 대변인 자리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 CEO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9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고만 말했다. 케이티 자카리아 대변인이 가짜 변호사 경력 등 논란으로 취임 5일 만에 물러난 뒤 백악관 대변인 자리는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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