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시급한 '군법개혁]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국회 차원의 '군법개혁(군 사법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5일 "지난 17대 국회에서 사법제도개편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처리가 불발됐던 군 사법체계개편안을 재추진할 방침"이라며 "당시 회기가 지나 폐지된 법안을 다시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군이란 조직이 특수사회이다 보니 사법체계가 군 지휘권 보장의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고, 은밀한 수사가 강조돼 부대내 사건에 대해 축소·은폐하려는 시도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반기 필수 과제로 군법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따라 △군사법원의 조직 등에 관한 법률 △군행형법 △군형사소송법 △군형법△군사법원폐지법률 △군검찰의 조직등에 관한 법률, △장병 등의 군사재판 참여에 관한법률(군 배심원제) 등 7개 군법 개혁안을 하반기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들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이 위원장이 법사위 간사를 맡아 추진했지만 임기 말 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국회 통과에 실패해 자동 폐기됐다.
법안들은 군지휘권의 일환인 군사법제도를 일반 사법체계와 같이 독립적이고 재판의 공정성이 보장되도록 선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속부대 지휘관이 갖고 있는 군검찰, 군판사 인사권을 국방부 장관이 갖도록 하는 내용은 물론 사단장 등 지휘관이 자의적으로 형을 감형하는 감경권 축소, 법률가가 아닌 일반 군인이 심판에 관여하는 심판관 제도폐지, 등 군법제도의 뿌리깊은 문제를 개선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먼저 '군사법원조직법'은 군사법원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부 소속에 고등군사법원과 지역군사법원을 설치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군판사 인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군행형법'은 영창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군교도소를 국방부장관 소속 국군교도소로 개편하고 군구치소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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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형사소송법'은 심판관 제도 폐지, 감경권 축소 등 군형사소송절차를 형사소송법체계에 맞추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군형법 개정안'은 상관폭행치사죄 등에 대해 평시에는 사형을 삭제하고 군무이탈제의 형량을 하향조정하며, 일부 범죄에 대해 벌금형제도 도입을 확대하는 등 일반 사법체계와 형평성을 맞추도록 했다. 군사법원폐지법안은 기존 군사법원법을 대체하는 법안제정시 군사재판 독립성 및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군사법원을 폐지하는 내용이다.
'군검찰조직법'은 군검찰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부 소속으로 고등검찰단과 지역검찰단을 설치하고 국방부 장관이 군검찰 인사권을 행사하는 내용을, '장병등 군사재판참여법'은 장병 등이 군사재판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여야를 중심으로 군법 개편을 포함한 전반적인 군개혁 목소리도 봇물을 이루고 있어 관련법 논의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군법 개편 관련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법사위와 국방위를 중심으로 논의할 계획"이라며 "17대 국회에서 제출됐던 군사법제도 개혁 법안들도 현 상황에서 다시 추진할 수 있는지 참고해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율사출신인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와 트윗글을 통해 "큰아들은 복무를 마쳤으나 복무할 아들을 둘이나 더 가진 입장에서 불안함도 있다"며 "이제 군은 특별권력관계에서 유지해 온 국민 기본권 제한의 틀을 어느 정도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인이 참여하는 감독과 신고 검사제도 수용 등 전향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도 이런 제도 도입과 관련, 국민적 공감대를 전방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제안은 남성에게만 적용되는 개병제(의무병역제도)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방위 소속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은 "윤 일병 사건은 엽기적이고 잔학한 군 기강 문제 사고"라면서 "사건 해결을 위한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군 스스로가 문제를 가지고 있기에) 환자가 환자를 치료할 수는 없다"며 "국방부가 주도하는 이런 문제를 국회로 격상시켜 국회에서 해결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보다 계급"...제2의 윤일병, '군법개혁' 없으면 또 나온다

"7월 31일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습니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해 "윤모 일병 구타사건을 언제 알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윤 일병은 4월 7일 병원에서 사망했고, 이 사건은 그달 15일 군 검찰에 송치돼 지금껏 3차례 공판이 진행됐다.
6월 30일 취임한 한 장관이 한 달 넘게 윤 일병 사건을 몰랐다는 것이다. 최악의 반인륜 범죄가 신임 장관에게 단 한 줄도 보고되지 않고 조직적으로 은폐될 수 있었던 것은, 군 사법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방증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수사와 재판의 비독립성이다. 명령체계가 우선하는 군의 특성상 수많은 사건·사고가 은폐된다. 윤 일병 사건처럼 시일이 한참 지난 뒤에 인권단체 등에 의해 사건이 공개되거나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 재판을 통해 전모가 드러나기도 한다.
군 사법체계에서는 소속부대 지휘관이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군사법원이 설치된 사단급 이상 부대의 지휘관은 군 검찰과 군 판사를 감독하는데 구속·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위해서는 부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휘관이 입건부터 판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할 수 있어 수사와 재판에 외압이 행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피의자의 계급에 따라 결재권자가 달라지는데 장성을 구속하기 위해서는 국방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군의 자체 수사결과가 나오면 예외 없이 비판받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방부가 발표한 사이버사령부 댓글사건 중간 수사결가 대표적인 예다. 군의 정치관여라는 초유의 사건임에도 군 당국은 '정치글' 작성의 최종 지시자로 군무원 신분인 사이버심리전 단장을 지목, 형사입건하고 직위해제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전·현직 사이버사령관은 정치관여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게 수사결과였고, 국가정보원과의 연계된 사실도 발견하지 못했다. '셀프수사'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고질적인 군납비리나 대규모 방산비리가 주로 민간 검찰에 의해 적발되는 것도 군의 자체 수사기능에 한계가 있다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군사법원이 설치된 사단장급 이상 군 지휘관은 양형 기준이나 법정형을 무시하고 행할 수 있는 '감경권'도 가지고 있다. 이 역시 계급이 법보다 앞서는 군대문화의 전형인데 이 법안은 남용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한 변호사는 "공공연한 사실로 인식돼 온 군내 진급비리가 수십년간 드러나지 않는 것만 봐도 군 내부의 자체적인 비리 정화기능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정감사 때면 민간 판사를 군 재판에 참여하도록 하거나 군사법원을 폐지하고 일반 법원과 통합하자는 등의 개혁안이 나온다. 하지만 국방부는 남북 대치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고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
끊이지 않는 군내 사고·· · '군법' 체계 어떻게 돼 있기에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숨진 '윤모 일병 사건'으로 인해 우리 군법의 체계와 내용 등에 관심이 쏠린다. 군법은 군대의 양성·유지·관리를 위한 규정 및 법령을 총칭하는 개념이지만 일반적으로 군대의 기강 확립을 주목적으로 하는 군형법에 국한된다.

우리 군형법은 총 94조로 구성돼 있다. 일반 법률처럼 총칙에서 적용 대상자와 범위, 용어 등을 정의하고 각칙을 통해 개별 범죄에 대해 기술했다. 각칙 초반이 '반란의 죄' '이적의 죄' '지휘권 남용의 죄' '지휘관의 항복과 도피의 죄' 등으로 구성,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군무이탈의 죄' '항명의 죄' 등을 통해 군의 기강에 대해 규정하고 '폭행·협박·상해 및 살인의 죄' 등을 통해 형사적 처벌기준을 마련했다. 이밖에 군의 정치관여를 금지하고 있는 '정치관여' 조항 등이 실려있다.
이 같은 군 형법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범죄를 범하더라도 군에 입대하면 군사법원에서 군사재판을 받아야 한다. 동일한 논리로 군인 신분일 때 범죄를 범하더라도 전역하면 민간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군사법원 제도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군법회의'의 어두운 그림자를 많이 걷어냈지만 아직도 군사법원이 민간법원에 비해 헌법이나 일반 형사소송법상의 원칙에 충실하지 못하고, 장병들의 인권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은 계속된다.
군사법원제도의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군사법원이 설치된 사단장급 이상 군 지휘관이 양형 기준이나 법정형을 무시하고 행할 수 있는 '감경권'이라는 것인데, 남용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군사법원제도 역시 3심제 심급제도로 이뤄진다. 보통군사법원이 1심 재판을 하는데 육군은 사단급이상 부대에, 해군은 함대급 이상 부대에, 해병대는 사단급 이상 부대에 설치돼 있다.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국방부에 있고 3심 법원은 대법원이다.
군사재판에서도 피고인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 피고인은 개인비용으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피고인에게는 국선변호인을 지정하도록 돼 있다.
군 형사사건의 수사는 군 수사기관인 군검찰관 및 군사법경찰관(검찰수사관, 헌병수사관, 기무수사관 등에 의해 진행된다.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할 때 수사가 개시되고 주로 현행범의 발견, 고소·고발·범인의 자수 등이 단서가 돼 수사가 시작된다.
구속·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위해서는 검찰관이 해당 검찰부에 설치된 부대장의 승인을 받아 군사법원 군판사에게 영장을 청구, 발부받아야 가능하다. 이런 구조로 인해 군 검찰의 수사가 사실상 지휘관 통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관은 피의자를 군사법원에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불기소결정이 되면 형사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종료된다. 군사법원법은 모든 고소·고발인에게 검찰관의 불기소처분에 불복이 있을 경우 고등군사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관대하거나 지나치거나... 군 형법 왜 문제인가

"형법상 살인범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상관살해죄를 무조건 사형만으로 다스리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헌법재판소가 2007년에 군 형법 53조 1항에 대해 위헌 판결하면서 판시한 내용이다. 헌재의 위헌 선언으로 지금의 형법 53조 1항은 2009년에 "상관을 살해한 사람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로 바뀌었다.
헌재는 당시 해당 조항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군 형법도 헌법적 요구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당시 결정문에는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권한에 속하지만 이를 정할 때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해야한다는 헌법적 요구에 따라야한다"며 "남북 대치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 조항을 더 이상 유지시킬 실익이 적다"고 써 있다.
이 조항은 2005년 6월 GP(전방관측소)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 8명을 숨지게 했던 김모씨(당시 일병)가 "고등군사법원에서 사형 선고는 부당하다"며 제기해 이뤄졌다. 대법원은 헌재의 판단에 따라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윤모 일병 구타 사망사건을 계기로 허술한 군 형법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서 보듯 남북 대치상황을 고려해 특정 조항의 형량은 지나치게 가혹,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혹행위 등에 대한 규정 등 일부 조항들은 지나치게 개념이 모호해 가해자 처벌이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가혹행위는 군 형법 62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1항은 "직권을 남용해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이고, 2항은 "위력을 행사해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다.
하지만 정당하게 허용되는 '얼차려'와 가혹행위와를 구분하기 어려워 혐의 적용이 자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동성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규정 역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92조 6항의 '추행' 부분인데
이 조항이 동성 사이의 합의된 성적 접촉을 형사처벌 근거로 활용돼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것으로 폐지안이 발의된 상태다.
가혹행위와 얼차려 차이는...허술한 군형법·사법체계 뜯어보니···

윤모 일병 사망사건을 계기로 군형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들은 4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보고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을 강하게 질타하고 군형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차제에 가혹행위 대한 군 형법을 개정하는 것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방부에 대한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라 강조했다.
군 형법 62조의 가혹행위는 2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1항은 "직권을 남용해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이고, 2항은 "위력을 행사해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다.
우선 행위의 모호성이 문제다. 가혹행위는 폭행 이외의 방법으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주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선임병들의 '얼차려' 과정에서도 가혹행위는 발생할 수 있는데 정당하게 허용되는 '얼차려'와 가혹행위와의 관계가 문제된다는 것이다.
군 형사사건을 주로 다루는 한 변호사는 "가혹행위죄의 성립 여부는 얼차려 규정만을 기준으로 단정할 수 없고, 그 얼차려의 종목·시기·지속시간·대상자, 사유 등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대라는 개념도 애매하다. 학대는 통상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는 행위로 구분할 수 있지만 군 조직의 특성상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학대로 봐야하는가는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성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규정 역시 논란이다. 92조 6항의 '추행' 부분인데 이 조항이 동성 사이의 합의된 성적 접촉을 형사처벌 근거로 활용돼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것으로 폐지안이 발의된 상태다.
명령체계가 우선하는 군의 특성상 수사와 재판이 독립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군내 사망사건이 축소·은폐되거나 군내 부조리에 대한 인지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국방장관 직속인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수사 같은 정치 사건의 경우 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이와 관련해 이상민 국회 법사위원장은 최근 머니투데이 더 300과의 인터뷰에서 "19대 국회 후반기에는 반드시 군 사법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아들 군대 보낸 법사위원' 이춘석, "윤 일병 생각하면…"

"윤 일병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죠.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하라고 군에 보냈는데 이렇게 맞어서 죽었다고 하니까. 상처가 얼마나 클까 너무 안타까워요. 그런데 이게 윤 일병만의 문제일까요.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고, 우리 아들도 그럴 수 있는 거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스무살 난 아들을 군에 보낸 아버지다. 아들은 공군에서 일병으로 8개월째 근무중이다. 지난 4월7일 선임병의 폭행과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 일병과 나이가 같다.
이 의원은 전날 열린 법사위 긴급 현안보고에서도 한민구 국방장관을 향해 "군의 폐쇄성을 깨라"고 강조했다. 그는 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 군은 폐쇄적이기 때문에 뭔가 사건이 발생하면 지휘장이 다 문책당한다"며 "직업군인들은 한번 그렇게 되면 자기의 생명이 끝나니까 쉬쉬하는 것이다. 우리 군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는 바뀌고 군에 들어가는 청년들은 달라졌는데 군이 예전처럼 폐쇄적인 처방을 내린다는 것. 이 의원은 "예전에는 자식을 대여섯명씩 낳았고 형들한테 맞기도 하면서 자랐다. 이런 조직문화에 대해 어느정도 적응이 돼 있었다. 군에서도 일정정도의 폭력이 군기를 잡는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식이 한두명이며 다들 '오냐오냐' 키웠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왕따 문화가 존재하는데 이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군대에 가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왕따로 만들고 따돌림시키는 문화가 윤 일병의 경우에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 일병 사망 사건은 지금과 같이 군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음성적 폭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
율사 출신의 법사위원인 그는 우선 '군의 개방성'을 위해 안규백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사 옴부즈만 제도(군인지위향상에 관한 기본법안)의 도입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옴부즈만 제도도 2005년 5월 경기도 연천군 육군 28사단 530GP(전방소초)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론이 악화되나까 국방부가 제안했지만 여론이 수그러드니까 아예 안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안에 따르면 국회 군사옴부즈만은 군인이 제기한 진정 및 국회 국방위가 요청한 사항 등을 조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이를 위한 부대방문권 및 정보접근권, 군인의 기본적 인권침해행위 및 불편ㆍ부당한 처우에 대한 시정ㆍ개선 권고권을 갖는다. 해당 법안은 2011년 8월 최초 제안 후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012년 6월 다시 발의돼 현재 국방위에서 계류중이다.
이 의원은 "2011년 7월 김포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때도 국가인권위원회가 군인권법을 제정하려 했지만 국방부로부터 묵살당했다"며 "이제는 군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까 민간이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전날 한 장관이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오는 6일부로 가동하겠다는 '민·관·군 병영혁신위원회'와 관련, "민간인들을 폭넓게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사·여단급 및 연대급 부대에 배치돼 있는 병영생활 전문상담관들도 군인들이 아닌 교육을 받은 민간 전문가로 대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병사들이 자신의 상관이 아닌 민간인에게 마음 속에 있는 말을 보다 더 잘 털어놓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