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망치한'이 아니라 '썸' 타는 북중관계

이상헌 기자
2015.01.03 07:33

[book] '북한과 중국'

개봉 이전부터 영화사 홈페이지 사이버공격과 북한의 위협 등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인터뷰'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개봉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작은 독립영화관에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개봉 당일 전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황당하고 어설픈 영화라는 평이 다수지만 '북한'과 '김정은'이라는 소재는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끈다.

영화의 결말과 다르게 현실의 '북한'은 쉽게 무너질 모습이 아니다. 혹자는 중국이 뒤에 있다는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과거에는 항미원조의 '혈맹'으로 굳건한 관계를 자랑한 북중관계였지만 지금은 썸을 타듯 가까워졌다 멀어져 가는듯한 모습도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을 버렸고 우리 남한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의견도 대두된다.

일본 일간지 기자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한반도 정세에 관해 취재하고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과의 e메일 및 대면인터뷰까지 성사시킨 한반도 전문가인 저자는 북한이 경제난으로 붕괴하게 될 것이라는 순진한 견해는 버려야 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중국은 같은 사회주의 체제를 견지하는 북한을 자국의 진영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불가피하고, 북한은 중국의 노림수를 알면서도 이를 교묘하게 활용해 정치·경제적 지원을 얻어 체제와 경제적 기반의 안정을 유지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북중관계가 과거와 같은 '혈맹' 혹은 '순치관계'는 더 이상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입술과 이처럼 '특수관계'가 아닌 보통의 국가관계로 전환된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중국이 원유 송유관의 폐쇄를 통해 북한을 압박한 사건과 북한이 원유 수입을 중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수입로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이뿐만 아니라 김정은이 북중관계에서 '중개자 역할'을 해온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것이 북중관계를 더욱 소원하게 만들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통일대박'이라는 말은 2015년에도 우리 사회에 널리 쓰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짧은 시간 내에 붕괴되고 중국이 대한민국의 편에 서서 통일이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위험하다. 북중관계는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지만 여전히 북한문제의 키워드는 중국이며 북중관계의 감춰진 이면과 본질을 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북한과 중국=고미 요지 지음. 김동욱 외 옮김. 한울아카데미 펴냄. 280쪽. 2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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