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서울 시내에 10만원대 호텔 증가를 장려하지만, 현재 여행객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중국관광객(유커)이 원하는 숙박 예산은 5만원 이하입니다. 유커 비율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외래객 총량을 기준으로 필요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허수인 이유입니다."
최근 만난 호텔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12년 7월부터 추진해 온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이같이 비판하며 호텔 공급 과잉을 주장했다. 방문 외래객 수를 분석 해보면 쉽게 파악되는 현황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분석은 이렇다. 지난해 방한 외래객이 전년에 비해 203만명 늘었는데 이중 중국인 증가분이 89%에 달했다. 중국인을 제외하면 지난해 증가한 외국인은 23만명에 그친다. 따라서 2인실 기준으로 1일 평균 315객실만 추가로 늘어나면 되는데 실제 추가 공급된 객실 수는 3807실로 900%나 과잉 공급됐다는 것이다.
이는 유커들이 5만원 이하의 저렴한 숙소만 이용한다는 전제다. 하지만 서울시내 특급호텔 관계자의 이야기는 다르다. 1박에 30만원 정도 지불해야하는 특급호텔에도 중국인 방문객은 증가추세이기 때문이다.
롯데호텔, 신라호텔의 경우 지난해 연간 유커의 비중은 10~20%였다. 특히 최근 국경절과 춘절(중국 음력 설연휴) 등 황금연휴에는 유커의 비중이 30%까지 높아졌다.
'마이너스 투어' 패키지여행을 일반화해 유커를 단순히 5만원대 숙박군으로 분류해선 안되는 이유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베이징 3박4일 패키지여행도 원가를 분석하면 숙박료가 5만원 이하 수준인 경우가 있다. 이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이 개별여행(FIT)을 할 때도 5만원 이하의 숙소를 찾지는 않는다.
게다가 저렴한 패키지를 이용하면서도 비용을 더 지불하고 글로벌 체인호텔을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패키지 고객의 20%가 숙소를 업그레이드한다고 밝혔다. 해외여행 경험이 쌓이면 숙박에도 돈을 쓴다는 방증이다.
중국인이라고 예외는 아닐터다. 중국에서도 개별여행(FIT)이 늘고 있는 만큼 고객군도 다양해질 것이다. 호텔 공급이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유커를 '구커(고객)'로 유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