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등장했지만 기대와 달리 인간의 뇌는 좀처럼 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 뇌는 정신없이 더욱 바빠졌다. 정보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과거엔 기업들이 알아서 해주던 일들도 직접 해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 해주는 O2O 서비스는 우리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동시에 번거로운 노동을 부여하고 있다. 바로 '그림자 노동'(Shadow work)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창시한 인지과학계의 거장 대니얼 레비틴 교수는 책 '정리하는 뇌'를 통해 과잉 정보와 그림자 노동에 시달리는 우리 뇌를 정리하는 법을 소개했다.
◇자잘한 업무는 외부에 넘겨라◇
온갖 정보가 넘쳐날 때 뇌는 과부하에 걸린다. 뇌 전전두엽피질의 신경세포 수백만 개가 쉬지 않고 환경을 감시하며 집중해야 할 일들을 골라내는데
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 우리는 중요한 일정을 놓치거나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잊게된다. 과부하의 덫에 걸리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레비틴 교수는 '외부로 떠넘기기' 방법을 제안한다. 교수가 성공한 경영자, 정치가, 예술가들을 관찰한 결과 이들은 '불필요한 정보 처리를 보좌진이나 비서에게 떠넘김으로써' 주요 과제에 집중했다.
책에는 과부화된뇌의 짐을 외부로 넘겨 기억력과 주의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됐다. 메모도 한 방법이다. 글로 옮겨 적으면 뇌는 '이제 기억의 부담을 내려 놓아도 된다'는 암묵적 허가를 받은 셈이다. 그러면 신경회로가 긴장을 풀면서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에서 멈춰라◇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해답으로 착각한다. 업무를 하면서 수시로 이메일을 체크하고 메신저로는 상사의 질문에 답한다. 교수는 그러나 이는 멀티태스킹이 아닌 '신속한 주의 전환'이라고 지적한다. 한꺼번에 여러가지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이 일에서 저 일로 아주 빠르게 주의를 전환하는 것으로 이 때 뇌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곧 탈진한다.
교수는 우리가 멀티태스킹을 하게 되는 이유는 뇌의 '도파민 중독' 때문이라 설명한다. 이메일 답장과 같은 사소한 일이라도 뇌는 과제를 완수했다는 느낌을 받고 그 보상으로 도파민을 내뿜는다.
이에 교수는 차라리 멀티태스킹을 멈추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설정해 주의력을 회복할 것을 권장한다. 또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암시도 도움이 된다.
◇'정리하는 뇌'=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636쪽/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