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기사에 단 댓글 중 가장 심한 악평은 “왜 이런 좋은 곳을 소개하느냐”이다. 어디서 한 번쯤 봤던 곳이 아닌,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라며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희소의 절경들이 그의 발품에서 나오자, “(앞으로)잦은 발길로 절경이 훼손될 것 같다”는 우려의 반응인 셈이다.
저자인 박경일 여행전문기자는 1년 중 3분의 1을 길에서 보내지만, 편안한 길은 그의 영역이 아니다. 쉽게 갈 수 없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곳, 갔다 오면 하루 종일 안줏감으로 떠들어댈 수 있는 별천지 세상에 그는 주목한다.
‘인생풍경’은 그가 발품을 팔아 찾은 한국 최고의 비경 27곳을 모았다. 걸을 때마다 풍경화 한편씩 만나는 전북 무주 잠두길, 가을의 끝자락에 만난 고요함이 서려 있는 땅끝 도솔암 등 8개 미경에선 ‘만남’이란 주제를 관통한다.
‘위로’를 느끼고 싶다면 은밀하게 유혹하는 막동계곡이나 신이 사는 숲 원주 성황림 등이 추천되고, ‘시작’의 테마와 함께 하고 싶다면 솔숲 너머 붉은 기운을 품은 태안 운여 해변 등을 빼놓을 수 없다.
소개된 절경들 앞에서 수렴되는 하나의 키워드는 ‘아름답다’다. 그저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그는 10년의 수고스러운 여행길을 통해 터득했다.
저자는 “빼어난 풍경은 대부분 일상의 반대쪽, 인적이 없거나 닫히고 끊긴 길 뒤에 있다”며 “그런 곳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은 결국 사람을 선하게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인생풍경=박경일 지음. 나무나무 펴냄. 320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