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에요."
어쩌면 이 말은 단순한 경구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인 에이미 커디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마음이 몸을 바꾸듯 몸이 마음을 바꾼다고 주장한다. 그것도 잠시 자세를 바꾸는 간단한 행동만으로 말이다. 그는 자세나 몸짓과 같은 신체언어가 자신의 심리상태를 바꿀 때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제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커디 교수가 제시한 개념은 '프레즌스'(Presence)다. '존재한다'는 원래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그는 "자신의 진정한 생각, 느낌, 가치와 잠재력을 최고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조정된 심리 상태"를 '프레즌스'로 통칭한다. 과거를 곱씹거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현재에 온전하게 몰입한 상태다. '프레젠스'는 바로 몸과 마음의 상태가 동기화됐을 때 나타난다.
인기 미국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를 연상해보자. 그는 정치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대통령이다. 비록 키는 작지만 언제나 당당하고 힘 있는 자세로 등장하고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걷는다. 물론 이 자세는 의도적인 것이다.
커디 교수는 의도적으로 강력한 자세를 취하기만 해도 실제로 힘이 더 세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한다. 이는 강력한 자세가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힘 있는 자세를 취하면 결단력을 높여주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올라가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코르티솔 수치가 내려간다.
이처럼 간단한 자세와 동작, 표정 변화는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어떤 신체 자세를 취하냐에 따라 많은 힘과 자신감을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더 불안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는 실험을 통해 스마트폰을 장시간 들여다보면서 '거북목' 상태가 됐을 때 결단력과 과단성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대로 팔다리를 쭉 뻗는 '불가사리' 자세나 어깨를 당당히 펴는 '원더우먼' 자세를 했을 때 자신감을 얻고 불안감이 줄어든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커디 교수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몸을 확장할 수 있도록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 우리의 삶을 바꾸는 출발점이란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컴퓨터 작업을 할 때 팔을 쭉 뻗을 수 있도록 마우스를 될 수 있으면 먼 곳에 둔다거나 전화통화 시 손으로 전화기를 잡고 귀에 가까이 대기보다 헤드셋을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는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다. 커디 교수의 '프레즌스'는 이 격언을 일상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서다. 작은 자세의 변화가 정신과 행동, 그리고 우리 삶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프레즌스=에이미 커디 지음. 이경식 옮김. RHK 펴냄. 496쪽/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