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줄 몰랐던 판다, 22년 만에 재회했어요"

김유진 기자
2016.04.07 07:20

[르포]강철원 에버랜드 판다 사육사…"22년 전 판다 덕에 지금의 아내 만나는 등 판다와 인연 깊어"

22년 만에 한국으로 이민 온 판다 한 쌍을 맡게 된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 /사진=김유진 기자

대나무 잎을 통통한 손으로 잡아 뜯어 입으로 가져간다. 대나무 줄기도 땅에 탁탁 내리친 뒤 '와그작 와그작' 소리를 내며 맛나게 먹는다.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만난, 22년 만에 한국으로 '이민' 온 판다 한 쌍의 식사 풍경이다.

중국 쓰촨성에서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2400km를 날아온 수컷 ‘러바오’(만 3세, 기쁨을 주는 보물)와 암컷 ‘아이바오’(만 2세, 사랑스런 보물)는 한국의 새집 ‘판다월드’에 적응한 듯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판다를 또 맡을 줄은 생각도 못 했죠. 22년 만에 다시 만나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1994년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한국에 온 판다 ‘밍밍’과 ‘리리’는 1997년 IMF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외화 유출’ 우려 속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들을 사육한 경험으로 판다를 다시 맡게 된 강철원 사육사는 판다와 인연이 깊다. 잠시였지만 밍밍과 리리를 키우면서 판다월드 안내원이었던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당시의 사육 경험이 에버랜드가 이번에 판다 공동 연구 기관으로 선정된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강 사육사는 판다 사육 기술력 확보를 위해 지난 1월 6일부터 2개월 동안 중국 쓰촨성 판다 번식기지에서 현지 연수를 받고 왔다. 그는 “지난 1월 6일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판다와 동고동락하고 있다”며 “3월 3일 판다 두 마리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쓰촨성의 판다 번식기지에서 연수를 받는 동안 리리를 20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현지 연구원들이 다들 ‘리리가 강 사육사를 알아본다’고 신기해했다”며 흐뭇해 했다.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만난 수컷 판다 ‘러바오’(만 3세, 기쁨을 주는 보물)가 경남 하동에서 공수해 온 대나무를 맛나게 먹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판다들이 사는 판다월드는 연 면적 3300㎡(1000평) 넓이의 복합 체험공간이다. 무엇보다도 현존하는 최고 IT 기술을 집약해 판다를 다채롭게 관람할 수 있게 하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엿보이는 공간이다.

판다월드라는 초록색 글씨가 적힌 암벽 형태의 건물 정문까지 들어가는 길목에는 판다의 주식인 대나무가 빽빽이 심어져 있다. “앱스토어에서 판다월드 앱을 내려받으면 대나무 앞에서 판다와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설명에 따라 앱을 켜고 촬영하려 하니 화면에 귀여운 판다가 ‘뿅’ 하고 나타났다. 함께 사진을 찍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판다도 몸을 움직인다.

러바오는 ‘판다의 숲’ 나무 평상 위에 앉아 대나무를 뜯어 먹고 있다. 아이바오는 얼음바위 위에 배를 깔고 누워 쉬고 있다. 두 판다는 느릿느릿 나무 위에 올라가서 나무를 흔들기도 하고, 물을 먹기도 했다.

실내·외 방사장 천연잔디 바닥 곳곳에도 대나무가 있다. 판다는 인공폭포와 물웅덩이에서 마음껏 물장난할 수 있다. 세계 유수 동물원을 디자인한 경험이 있는 독일의 건축회사 댄 펄만이 설계를 맡았다.

강 사육사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초조해 하는 등 적응을 못 한 모습을 보였지만 2주쯤 지나자 호흡도 편안해지고, 나무도 오르는 등 판다의 숲에 완벽히 적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사육사는 “1년 중 가임기가 단 2~3일인데, 판다의 숲 내에서 독립적으로 살다가 이때만 만나서 합방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판다들이 어려서 앞으로 3년 정도는 각자 생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다월드에서는 판다를 직접 만나기 전 판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갤럭시 탭S’로 게임도 하고 VR(가상현실) 등 50여 대의 서로 다른 IT 기기를 이용해 판다의 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또, 중국 3대 보호동물인 ‘레서 판다’와 ‘황금 원숭이’도 만날 수 있다. 중국 3대 보호동물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에버랜드가 유일하다.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은 “22일부터 판다월드에서 판다 뮤지컬 ‘러바오의 모험’을 상연하고, 26일 카카오게임 ‘판다팡’을 공개하는 등 관람객이 다채롭게 판다를 즐길 수 있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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