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예약 꽉 찼어요" 점집 '바글바글'...2030 몰려가는 이유

"2029년까지 예약 꽉 찼어요" 점집 '바글바글'...2030 몰려가는 이유

오진영 기자
2026.04.06 05:00

[이주의 FLOW]

[편집자주]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관람률은 10명 중 6명인 60.2%.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과 전시, 정책에는 자칫 압도돼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예술에서 '플로우'(Flow)는 몰입을 뜻합니다. 머니투데이가 당신의 문화·예술·스포츠 'FLOW'를 위해 이번 주의 이슈를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연주대 등산 후 역술 서적을 샀습니다. 어려운 말이 많지만 갖고만 있어도 운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이윤진씨(28)는 최근 역술·무속에 심취해 있다. 사주팔자를 들여다본다는 명리학 공부부터 점집, AI(인공지능) 운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긴다. 지난주에는 친구들과 관악산 연주대를 다녀왔다. 한 역술가가 다녀오면 '운발이 트인다'고 언급해 화제가 된 장소다. 이씨는 "공부나 취업에 힘든 또래 친구들도 역술·무속에서 위안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역술·무속에 빠진 2030 세대가 늘고 있다.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물론 점집 투어, 역술가 상담 등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무속인 예능'까지 등장했다. 종교계는 흡입력 높은 특유의 매력이 작용한 결과라면서도 지나친 몰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낸다.

5일 서점가에 따르면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 '빅3'의 베스트셀러에 역술·무속 서적이 진입했다. '오십에 읽는 주역'(강기진), '운명을 보는 기술'(박성준) 등 역술가가 쓴 역술 서적 외에도 무속인을 주제로 한 소설 '혼모노'(성해나)도 꾸준히 판매가 늘었다. 예스24 관계자는 "연초 사주·명리 분야 도서의 인기가 두드러졌다"며 "지난 2월에는 판매량이 1주만에 30% 이상 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 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김현정 디자인기자

디즈니에서 제작한 '운명전쟁49'는 신점이나 사주, 타로 등 다양한 무속인·역술가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한때 일간 예능 1위에 올랐으며 일부 출연자들의 상담 예약은 2029년까지 마감됐다. 한 역술가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운이 생기는 명소라고 말한 관악산 연주대는 MZ세대 등산객이 폭증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연주대 챌린지'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같은 인기는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젊은 수요와 위안을 주는 샤머니즘의 특징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AI와의 결합이나 SNS·예능 프로그램을 활용한 홍보 등이 문턱을 낮추면서 선호도가 크게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대학의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회에 처음으로 나서는 시기인 20대~30대는 오컬트에 몰입하기 쉽다"며 "삶이 어렵다고 느끼니 신비한 것에 열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악산에 오르는 인파(왼쪽)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관악산이 '운발이 좋다'고 언급한 역술가 박성준씨(오른쪽). / 사진제공 = tvN,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관악산에 오르는 인파(왼쪽)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관악산이 '운발이 좋다'고 언급한 역술가 박성준씨(오른쪽). / 사진제공 = tvN,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종교계에서는 과도한 몰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흥미로운 콘텐츠가 많지만 제대로 된 검증 절차가 없고, 대부분의 역술·무속인들이 전문 교육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범죄로 치닫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고3 학생에게 성추행과 폭행을 일삼은 20대 무속인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며 2023년에도 여성 26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무속인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한 종교계 관계자는 "영적인 것에 대한 흥미는 이해하나 앞날을 내다본다는 행위 자체가 검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콘텐츠를 무리하게 소비하거나 집착하는 것보다는 흥미 위주로 가볍게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