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중국발 버블의 실체

김유진 기자
2016.04.23 03:24

[따끈따끈 새책] 예일대·상하이자오퉁대 교수 주닝의 '예고된 버블'…"만들어진 성장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그림자는 드리우고 있다. 끝없이 성장하는 것만 같은 중국 경제에 거대한 거품이 끼어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면서도 모두가 모른다.

상하이자오퉁대학 고급금융학원(SAIF) 부원장 겸 금융학 교수이자 예일대, 캘리포니아대, 베이징대 교수를 역임한 금융시장 전문가 주닝(Zhu Ning)이 중국 경제의 현재에 대한 보고서인 '예고된 버블'을 냈다. 이 책은 추상적으로만 느낄 수 있었던 중국발 버블의 현황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지금이 위기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책의 서두에서 볼 수 있는 중국의 투자 상황은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핑크빛에 가깝다. 중국 정부가 그림자 금융을 바탕으로 탄생한 부동산, 주식, 채권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하겠다' '보호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폭락을 막기 위해 자금을 쏟아붓는 정부의 행태에 투자자들은 '약관'에는 없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이 책은 말한다.

분명 '원금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들어있지만, 이런 사태를 막아주리라는 정부에 대한 일방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전 재산을 다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투자에 나선 사람들은 절반 이상이 대졸자가 아닐 정도로, 특별한 기술이나 훈련 없이도 얼마든지 투자에 나서는 것이 지금의 중국 경제 상황이라고 저자는 소개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점차 쌓여가는 과잉 투자 속에서 발생하는 버블은 어떻게 위협이 될까.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중국 정부의 태도에 달린 문제다. 그동안의 관용적인 정책과 달리, 2014년 1월 발생한 산시전푸(山西振富) 에너지 그룹의 디폴트 사태에서 중국 정부는 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였다. 정부가 투자자의 손실을 외면하고 구원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드러낸 것이다.

여러 업계의 각종 '실책'을 껴안으며 중국 정부의 빚 버블은 점점 거대해졌다. 2013년 말 중국 정부의 대대적 조사 당시 공개된 정부의 총부채가 30조3000억 위안(약 5306조 원)이었으며, 이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거대해진 빚이 중국 정부가 사회보장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이것이 국민의 불만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주닝 교수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재계에 제공해 온 '암묵적 보증'은 성장기의 서구사회에서부터 있었던 방식이다. 그리고 미국 등 서구사회 역시, 지금까지 그 방식을 고수해오고 있다. 2011년 미국 의회예산처장 댄 L.크리픈이 의회에서 한,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려면 정부와 납세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결국 이런 방식은 미국에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것처럼, 그동안 버블로 쌓아올린 돈을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할 것이다.

이런 쓰나미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저자는 "죽음은 삶이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며 "중앙정부와 규제기관들이 본보기로 디폴트 사례를 몇 차례 만들어 중국의 암묵적 보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애정어린 조언을 남긴다.

◇예고된 버블=주닝 지음. 이은주 옮김. 프롬북스 펴냄. 388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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