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소니, 샤프, 도시바 등 한때 영광을 누렸던 일본 '모노즈쿠리'는 현재 전환점에 서 있다.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반대로 토요타, 닛산, 혼다 등은 아직도 글로벌 시장에서 건투 중이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나올까?
ABB랩 대표이사이자 일본 경제산업성 신(新)모노즈쿠리(장인정신 제조업) 연구회위원인 오가사하라 오사무는 '모노즈쿠리'와 '메이커스'에 그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메이커스'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모노즈쿠리'는 숙련된 기술자나 장인의 수준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메이커란 '만드는 사람, 개발자, 제조자, 제조업체' 등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롱테일' 이론의 창시자인 크리스 앤더스은 '이전 세대와 달리 기술에 정통하고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갖춘 제조업자이자 혁신가'라고 새롭게 정의 내렸다. 이제는 미래 산업혁명을 주도할 젊은 개발자들을 이르는 말이 됐다.
오사무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스타트업, IoT를 실현하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로 정의한다. 그들을 IT(정보기술)와 인터넷을 활용한 혁신적 제품을 만들고 정보통신 기술로 연결된 삶을 실현시켜 제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드웨어는 단순히 물건을 팔고 끝나는 제조업에서 물건 판매를 시작으로 하는 서비스업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 IoT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하드웨어가 아닌 인터넷 업체들이다.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제조업과 iT기업의 경계가 서서히 흐려지고 있다. 이 경계를 허물 존재가 바로 메이커스라고 오사무는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과거 전기·전자의 중심지로 유명했던 아키하바라에 제조업 지원 공간인 DMM.make 아키바(AKIBA)를 설립, 새로운 제조 생태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총 5억엔(약 54억원) 이상의 제조 설비를 갖춰 소형 전자기기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고 성능검사 장비까지 완비했다. 높은 초기 투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 꿈을 실현할 최적의 장소가 된 것.
책은 신(新)제조산업 흐름 속에서 IoT(사물인터넷)로 대변되는 기술혁명이 개인과 기업에 제시하는 비전을 담았다.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의 제품 사례뿐 아니라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가 물건 판매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IoT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을 활용해 어떻게 제품을 만들고 물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대기업은 왜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있는지 등 격동하는 제조업 생태계의 현주소와 반향을 제시하고 있다.
◇메이커스 진화론=오가사하라 오사무 지음. 노경아 옮김. 더숲 펴냄. 200쪽/1만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