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국악 듀오다. 지난해 한국 팀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3대 음악페스티벌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정식공연장 무대에 올랐다. 현지 언론은 "가장 문화적인 충격과 정신적인 자극을 준 공연"이라고 극찬했다.
'루나'는 유튜브에서 아시아 전통악기 연주로는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가야금 연주자다. 가야금에 앰프를 꽂아 지미 헨드릭스, 아델, 밥 딜런, 스티비 원더 등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해 주목받았다. 2013년에는 미국에서 데뷔음반 '루나'(LUNA)를 발매하기도 했다.
외국에서 먼저 주목하고 호평을 받는 젊은 국악 연주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공연횟수가 더 많다"고 입을 모은다. 정작 국내에서 국악은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음악으로 인식된다. '우리 소리'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실제로 "국악의 중요성은 알지만 관심은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립국악원의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악의 유지·보존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90.2%(2013년 기준)를 차지했다. 반면 국립국악원 방문경험은 응답자의 8.5%에 불과했다. 찾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국악에 관심이 없어서'(36.2%)다.
국악관계자들은 이 같은 간극이 나타나는 이유로 국악 콘텐츠 전달 통로가 절대적으로 적은 점을 꼽는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국악을 전면에 내세운 TV, 라디오 프로그램은 1~2개 정도. 음반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국악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던 로엔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국악사업부를 해체했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실력 있는 뮤지션이나 송소희 같은 스타가 발굴돼도 대중매체를 통해 노출될 수 있는 판이 제한적이다 보니 오히려 해외에서 더 활발한 활동이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국악 관계자는 "(TV의) 국악 무대를 보면 'K팝'무대와 규모나 디자인 자체가 차이가 난다. 100분의 1도 투자가 안되는 것 같다"며 "실제로 국악이 갖고 있는 매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잘못 호도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창작·연구 환경도 여의치 않다. 국악 대표 기관인 국립국악원의 올해 예산은 530억원. 문화체육관광부 전체 예산(1조 9952억원)의 2.65%에 불과하다. 문화예술진흥기금 등을 통해 국악 관련 예산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단발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올해 문예기금에선 조선시대 천문학자인 '김담 선생 탄신 600주년 퓨전국악극' 제작 지원예산 2억원이 유일했다.
문주석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는 "'전통'이라고 하니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예산을 지원하지만 전체 국악 종사자·전공자 등을 고려하면 부족한 편"이라며 "정부가 앞서서 'K팝'을 외치는데 정작 국악은 제대로 된 산업으로 정착되고 있지도 못하다"고 지적했다.
문 연구사는 "국악도 오늘날 흐름에 맞춰 어떻게 변화하고 생활 속에서 적용해 나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문화의 핵심은 창의성과 다양성이다. 'K팝'만이 아닌 국악도 단순히 생존을 넘어 경쟁력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