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걱정보다 스마트폰보다 교통사고 당할 걱정을 더 해야하는

김유진 기자
2016.09.10 11:12

[따끈따끈 새책] 시마자키 칸의 '쓸데없는 걱정 따위'…당신의 걱정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뉴스에서 살인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사람들은 전전긍긍한다. 나도 강도나 살인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밤길이 두려워지고, 종종걸음으로 걷게 된다. 그러나 찻길을 건널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걷는다. 사실은 강도나 살인을 당할 확률보다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이 훨씬 큰 데 말이다.

트럭 기사 출신의 일본인 심리학자 시마자키 칸이 쓴 새책, '쓸데없는 걱정 따위'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책이다. 국제관계학부를 졸업했지만 전공은 뒷전으로 하고 심리학 수업에 매료돼 트럭, 택시기사로 일하며 돈을 마련해 공부를 시작한 그는 '리스크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학자다.

그는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과 우리가 하는 걱정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걱정이 많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듯이, 이 차이에도 개인차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험한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위험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반대로 실제로는 거의 위험하지 않은데 지나치게 걱정하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하나의 예를 보자. 일본에서 2011년 휴대전화를 많이 쓰면 뇌종양에 걸린다는 보도가 있었다. 과연 이것은 사실일까. 그는 '하루 평균 30분 정도 통화하는 사람은 신경교종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약 1.4배'라는 보도의 근거를 가지고 분석을 시작한다.

신경교종이란 무엇일까. 인터넷에 검색하니 "전이성이 없는 뇌종양 중 30%가 신경교종이다"라는 문장이 뜬다. 30%의 분모를 조사하자 "전이성이 없는 뇌종양은 국내에서 연간 300명 정도의 환자에게 발생한다"는 정보가 나온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1억2000만 명 인구를 기준으로 1년에 90명의 신경교종 환자가 일본에서 발생한다.

이는 133만 명 당 1명 꼴로 신경교종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통화를 많이 해서 매년 1.4배씩 환자 수가 증가하더라도, 확률은 거의 그 수준이다. 이는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의 1/10이 채 되지 않는 수치다. 해당 보도를 보고 걱정하면서 스마트폰 사용을 끊는 것보다는, 길을 건널 때 주변을 한 번이라도 더 살피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걱정과 실제의 괴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저자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논리보다 감정에 너무 치우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쓸데없는 걱정 따위=시마자키 칸 지음. 전선영 옮김. 한빛비즈 펴냄. 248쪽/1만40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