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당신'은 비만과 질병에 걸릴 수밖에 없다. 다른 포유동물에 비해 느리고 약한 '형편없는 사냥꾼' 인간은 먹거리를 찾아 계속해서 몸을 써야 하지만 달라진 생활 습관은 질병을 키웠다.
다니엘 리버먼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인류 질병의 근원이 자본주의에 빠져 편안함만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평발인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도 '신발' 탓이라고 지적했다. 케냐에서 맨발로 생활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평발이 아니지만 발 근육이 위축된 미국인의 25%가 눌린 평발이라고 설명했다.
리버먼 교수은 세계적 인문·과학 도서 편집인으로 알려진 '존 브룩만'을 통해 이 같은 생각을 세상에 알렸다. 존 브룩만은 21년 전 창립한 지식공유 모임을 토대로 집대성한 '베스트 오브엣지' 마지막 시리즈에서 최첨단 생명과학의 쟁점에 대해 조명한 5번째 책 '궁극의 생명'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이기적 유전자'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에드워드 월슨 교수 등 진화생물·유전·물리학 관련 분야 석학 21명의 연구에 대한 첨단지식과 통찰을 다루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가 생명체는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통로'라고 주장하며 "생명체의 논의는 결국 유전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다. 성(姓)과 돌연변이 등도 이 같은 관점에서 풀이된다.
세계적 석학들이 벌이는 '논리전쟁'도 책의 묘미다.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는 유전자들 사이에서 경쟁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세계적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에게 "학생 같은 실수"를 했다고 면박을 준다.
이에 프리먼 다이슨은 이에 질세라 "종은 거의 진화하지 않으며 진화에서 큰 도약은 주로 종의 분화 등을 통해 이뤄진다"고 반박한다. 여기에 현대적 진화론 설계자인 에른스트 마이어 교수가 진화를 '개체중심'으로 해석한 연구를 들이민다.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넘어 최첨단 생명과학을 다루는 세계적 석학들이 나누는 대화 속엔 지식을 넘어 진리를 탐닉하는 욕구를 솟구치게 한다. 인류의 생명과학 황금기를 만들고 있는 21명의 석학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궁극의 생명=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룩만 엮음. 이한음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475쪽/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