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 사람은 부동산과 주식 얘기는 해도, 투자 얘기에는 인색하다. 그것도 해외 투자라고 하면 반기를 드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이를 증명하듯, 우리는 해외 투자 실패 사례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2007년 10월 출시한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다. 한 달 만에 4조 원을 끌어모은 이 펀드는 설정 이후 터진 금융위기로 이듬해 연간 손실률이 50%가 넘었다. 이 책의 저자도 1년 치 연봉을 날렸다. 이보다 10년 전인 1998년 ‘IMF 사태’로 불리는 외환위기 땐 더 지옥이었다.
해외 펀드의 흑역사는 30여 년간 반복됐다. 큰 실패만 기억하니, 작은 잇따른 성공들은 눈에 차지 않는 게 인지상정일까. 글로벌 위기와 해외 투자에 대한 한국인들의 트라우마는 돈을 굴리는 방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12년 한국 투자자들은 자금 4분의 3을 부동산에, 나머지 절반은 예금에 쏟아부었다. 전체의 15%에 못 미치는 금융 투자 자산 중 해외 투자 비중은 30%도 채 안 된다.
대표적 분산투자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최초 개발한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찰스 리 회계 교수는 이렇게 반문한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들인데, 왜 투자에는 폐쇄적인가.”
저자는 해외 투자의 실패 원인으로 ‘신흥국 몰빵 투자’와 ‘투자 정보 부족’을 꼽는다.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인데, 단기 수익의 대박 투자를 노리다 보니 선진국 투자에 눈을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흥국 펀드는 상승세가 한풀 꺾인 후 출시되기 때문에 백전백패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되레 미국 투자를 추천한다. 미국은 전 세계 주식시장의 50%를 차지하고 가장 혁신적이고 투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러화는 글로벌 안전자산으로서 위기에 따른 보험 역할도 한다.
이 부분까지 수긍하는 사람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얘기에 움츠러들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트럼프를 적극 이용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한다.
다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는 10% 넘게 상승했고 대통령 취임 5일 뒤엔 꿈의 2만 포인트를 넘었다. 저자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투자자에게 유리한 것은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미국의 탄탄한 시스템을 확신할 기회이며, 트럼프 때문에 미국 경제의 과소평가된 긍정적인 면을 제대로 볼 시기이기 때문이다.
보호무역과 재정 적자 등에 따른 부작용도 2020년 이후로 예상돼 적어도 향후 3년간은 미국 경제가 강세일 것이라고 저자는 트럼프 예찬론과 낙관론의 분석을 모두 빌려 설명한다.
무엇을 어떻게 투자할지도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달러화 예금, 미국 기술주, 리츠, 채권까지 선택지는 많다. 고액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100만, 1000만, 1억 원인 사람에게 가능한 옵션을 갖추고 있는 게 미국 투자 백화점의 장점이다.
저자는 트럼프 시대의 미국 투자 전략으로 5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공격, NO 환헤지(현재시점의 환율에 미리 고정), 10%, 인덱스, 역발상이 그것. 미국의 탄탄한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좀 더 공격적이어도 좋고, ‘강달러’에 대한 투자이니 환노출형이 낫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트럼프 수혜주’라는 이름의 종목보다 트럼프 심술에도 영향받지 않는 ‘트럼프 무풍지대’에 관심을 두는 편이 이익이라고 주문한다.
◇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양연정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312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