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회사원 A씨는 올해 연말 휴가를 후쿠오카로 정하고 항공권을 예약하려다 깜짝 놀랐다. 저비용 항공사(LCC)가 대형항공사(FSC)보다 가격이 6만 원가량 높았기 때문.
24일 오전 10시 현재 기준 항공권 검색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오는 12월 29일~2019년 1월 1일까지 인천~일본 후쿠오카 왕복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 LCC인 제주항공이 47만 7900원으로, FSC인 대항항공(41만 5841원)보다 15% 비쌌다.
11월 비수기(17~20일)엔 대한항공이 28만원대, 아시아나항공 26만원대, 제주항공 17만원대, 진에어 22만원대로 ‘정상’을 유지했다.
인천~베트남 다낭 왕복 항공권 가격도 상황은 마찬가지. 연말 같은 기간 대한항공이 77만원대로 가장 높았으나 진에어 72만원대와 거의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11월 비수기 결과에선 대한항공 47만원대로, 28만원대~34만원대로 형성된 저비용 항공사와 격차가 컸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일부 고객은 ‘LCC의 배신’이라고 성토한다. “수하물 비용과 음식 서비스료를 따로 받으면서 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쿠오카와 다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여행지 톱 1, 2위를 다투는 곳이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LCC는 민간기업이라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 가격이 오르는 시장 논리를 따를 수밖에 없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LCC를 ‘저비용’으로 이해하지 않고 ‘저가’로만 인식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잘못됐다’고 판단하기 일쑤”라며 “실제 이 같은 역전 현상은 흔한 사례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LCC의 상대적 가격 인상은 환불 규정 등 ‘특정 조건’에 영향받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항공권 취소 및 변경 조건이 까다롭다면 가격이 내려가고, 그 반대면 올라가는 식이다. 12월 성수기 시즌 LCC가 가격이 높은 것도 환불 규정과 관련이 있다.
또 비성수기처럼 수요가 상대적으로 일정하면 FSC와 LCC의 가격도 비슷한 차이로 움직인다. 간혹 이런 동일한 조건에서도 가격이 역전하면 출발 시간(오전이냐 오후냐)이 달라서다.
여행 상품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온라인 여행업체 패키지 상품 중 일정, 호텔 등 조건을 동일하게 놓고 항공만 달리했을 경우 항공사에 따라 가격 차이는 컸다.
하나투어의 ‘다낭/호이안/후에 5일 패키지상품’은 대한항공을 이용할 경우 95만 7500원, 이스타항공 이용시 63만 6600원으로 3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사이판 5일’도 같은 조건에서 아시아나항공은 74만 9000원, 티웨이항공은 64만 9000원이었다.
LCC가 고가 항공권 논쟁에 휘말리면서 현재 6개 LCC를 더 늘려 수요 공급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여객수가 어느 시점에서 정체를 보이고 목적지에서 내국인 외에 현지인을 수송할 대비책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 부족’ 탓으로만 돌리는 건 장기적으로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