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보부상은 '스타 인플루언서'다. 인스타그램 한 곳에서만 팔로워가 22만여명에 달한다. 다른 인플루언서처럼 매력적인 외모나 운동, 생활 '꿀팁' 콘텐츠로 승부하지는 않는다. 대신 쓸데없는 아이디어를 선보인다. 비듬 떨어진 티셔츠, 대방어 모양 빵이나 전기충격 도장 등 "어디에 쓰지?" 싶은 것들이 그의 주력 콘텐츠다. 이 무용함이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아이디어보부상이 내년 1월 1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울트라백화점' 전시에 꾸민 공간이야말로 이 무용함을 상징한다. 목욕탕을 소재로 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전시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바이올린 현 모양의 칫솔이나 때밀이 수건으로 만들어진 점프슈트(스카이 다이빙을 할 때 입는 옷), 이쑤시개 면봉 등이다. 왜 이렇게 구성했을까?
아이디어보부상은 이해하는 순간 전시의 가치가 없어진다고 설명한다. 열린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전시의 목표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평범한 물건들 같지만 어딘가 잘못되어 있는 물건들을 보고, '왜 이랬을까'라며 딴지를 걸듯 살펴봐달라"며 "엉뚱한 조합들이 탄생한 이유를 찾아내는 과정 자체가 전시의 가장 큰 묘미다"고 말했다.
특별한 유머 감각은 전시장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유없이 끌리는 쓸데없는 것들'의 끊임없는 추구가 전시 컨셉이다. 그는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쓸데없는 생각들은 어떤 유용한 아이디어보다도 큰 의외성을 갖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주옥같은 돌연변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팬들도 그 의외성을 좋아해 주시는 것"이라고 답했다.
작업 과정도 독특하다. 우선 사람들의 공감대에 집중한 뒤 설명이 필요없는 직관적인 해결책을 찾는다. 이후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드는 답변을 찾아냈다면 그것을 만들어낸다. 프라이팬으로 부침개를 뒤집어야 한다면 뒤집개 대신 구부러진 프라이팬을 선보이는 식이다. 그는 "이걸 굳이,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면 그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작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보부상은 울트라백화점 전시를 계기로 더 넓은 범위의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의 활동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해 직접 만지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콘텐츠도 시도한다. 브랜드 팝업이나 기업 마케팅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맡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아이디어보부상은 "유료 전시여서 걱정을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이 와 줘 놀랐다"며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현되는 전시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보부상식 기획'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 넓은 무대에서 증명해 보이고 싶다. 돈도 많이 벌고 싶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