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권 진입은 한국이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입니다. 올해는 경험의 질을 높이는 데에 주력하겠습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3일 서울 용산구 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올해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중앙박물관의 관람객은 650만명으로 종전 최고 수준이었던 2023년(418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세계 박물관 중 3~5위 수준이다. 경주박물관, 부여박물관 등 13개 소속 박물관을 합치면 총 관람객 수는 1480만명이다. 유 관장은 "관람객이 프로야구 관객(1231만명)을 넘어선 것은 중앙박물관이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문화시설'이라는 인증을 받은 것"이라며 "문화 선진국임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관람객이 입장하며 거둔 '흥행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게 유 관장의 목표다. 해외 주요 박물관과 함께 'K문화'를 알리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중앙박물관은 관람객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3가지 주요 사업을 추진한다. 시설 개편과 전시 개선, 해외 홍보 확대다. 시설 개편을 위해 편의시설을 늘린다. 내부에 있는 식당과 같은 규모의 카페를 새로 짓고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물멍 계단'을 만든다. 주차시설도 150석 늘린다.
다음달 16일부터 개관 시간은 오전 9시 30분으로 현행보다 30분 앞당긴다. 관람객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매주 수요일 야간개장과 큐레이터 안내 프로그램도 연간 200여회 마련한다. 어린이박물관도 현재 공간의 2배 이상 규모로 키운다. 2029년 12월 개관한다.
관람객 유료화를 위한 방안도 지속 추진한다. 그간 일부 특별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시가 무료로 운영돼 박물관 재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중앙박물관은 올해 안에 유료화와 관련해 관람객 정보를 수집하는 고객정보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유 관장은 "문화를 향유하는 국민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시의 질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유료화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시 개선 측면에서는 상설전과 특별전을 손질한다. 상설전 분야에서는 오는 26일 서화실을 재개관하고 4월 대한제국실도 재공개한다. 특별전 분야에서도 국내 최초로 태국 미술 특별전을 마련하고 K푸드와 관련한 전시를 연다. 스위스 취리히 박물관, 영국 빅토리아앤앨버트 박물관과 함께 국내 특별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해외 홍보 확대를 위해 국외 협력을 강화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기증품을 미국과 영국에서 전시하고 미국 클리블랜드 박물관에서 우리 중세 미술품을 선보인다. 도쿄 국립박물관, 중국 상하이박물관에서 특별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유 관장은 "국민이 보고 싶어하는 작품들을 국내에서 선보이고, 수준 높은 우리 문화를 해외에서 선보이는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겠다"며 "단순히 보는 전시관을 넘어 문화가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