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벌면 해외여행이나 공연 보러는 많이 가죠. 그런데 운동에 쓰겠다는 분 본 적 있어요?"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1일 체육계의 과제를 묻는 질문에 저조한 생활체육 참여율을 꼽으며 이 같이 답했다. 코스피 6000 시대를 맞아 유동성이 확대됐지만 늘어난 돈이 체육에 투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꾸준히 증가 중인 프로스포츠 관람 수요와의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올해도 체육계의 오랜 숙제 중 하나인 생활체육 참여율 증가는 달성이 어려울 듯 보인다. 국민 소비력 증가에도 체육 참여 수요가 지지부진해 관광이나 다른 문화예술 분야로 흩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체육 단체와 시설 사이에서는 참여 유인을 끌어올리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하는 생활체육 참여율은 최근 몇 년간 등락을 반복해왔다. 지난해에는 62.9%로 전년(60.7%)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2016년과 2019년, 2023년에도 일시 상승 후 다음 해 감소한 흐름을 보여 올해 역시 큰 폭의 성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저연령층의 참여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10대 참여율은 43.2%로 전 세대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생활체육을 주도하는 업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헬스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와 2024년 2년간 1120곳이 문을 닫았는데 연간 1000여곳이 문을 연다는 점을 감안하면 2곳 중 1곳은 폐업 위기에 내몰린 셈이다. 문체부가 지난달 발표한 '스포츠산업조사'에 따르면 전체 산업에서 스포츠시설업의 매출 비중은 2022년 27.3%에서 2023년 26.8%, 2024년 26.4%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체육계는 관심 부족과 인식 저하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여행, 예술 관람 등 여가활동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올랐다. 서울의 한 자치구 체육 지도자는 "코로나 직후 매출이 '반짝' 뛰었다가 몇년간 꾸준히 감소 중"이라며 "학부모 등 일부 계층을 제외하면 문의도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생활체육 참여율이 감소하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산업의 축소로 이어진다. 프로야구·축구 등 종목의 관람 수요는 꾸준히 증가 중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참여율 하락은 흥미를 낮추고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특히 인기가 줄어들고 있는 종목은 문제가 심각하다. 프로농구 시청률은 지난 시즌 0.057%까지 떨어졌으며 프로배구 남자부는 6시즌 연속 시청률이 떨어졌다.
해외는 참여율 증가를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 중이다. 금전적 혜택(인센티브)보다는 인식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본이 대표적이다. 70% 안팎의 높은 체육 참여율을 기록하는 일본은 학교 중심의 동아리 체계가 잘 구축돼 있어 유년기부터 체육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일본 고교 중 축구팀(80%), 야구팀(70%)을 보유한 학교는 과반이 넘지만 우리는 10%에도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