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고전, '힙불교 열풍'을 타고 베스트셀러 됐다는데

100년 된 고전, '힙불교 열풍'을 타고 베스트셀러 됐다는데

오진영 기자
2026.06.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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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MT문고]-'싯다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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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민음사
/사진제공 = 민음사

세련됐다는 의미의 '힙'과 불교는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불교 박람회, 불교 굿즈(기념품) 등 콘텐츠가 1020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어느새 '힙불교'는 고유 명사처럼 굳어졌다. 최근 불교 호감도가 모든 종교 중 1위라는 조사가 발표될 정도다.

서점가도 상황이 비슷하다. 주요 서점을 휩쓸고 있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가 대표적인 서적이다. 나온 지 100년이 넘은 고전이지만 연초부터 잇달아 '톱텐'에 진입했다. 일생을 불교와 동양 사상에 바쳐온 헤르만 헤세의 사상이 담겼다. 불교를 소재로 고대 인도인의 인생을 다룬 소설이지만 헤세의 주장과 독일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현대적인' 사상서다.

주인공 '싯다르타'가 출가했다 다시 돌아오고, 속세의 때가 묻었다 아내를 잃는 등 그의 고행을 다뤘다. 싯다르타는 먼저 부처가 된 자(고타마 싯다르타)와는 다른 인물이다. 하지만 인생 여정은 비슷하다. 모든 것을 갖고 있었다 다시 내려놓고, 다시 무엇인가를 가졌다가 허망함을 깨닫는 등 정신적 성장의 과정을 그려낸다.

소설 내내 특별한 역경이나 해소되지 못하는 문젯거리는 등장하지 않는다. 잘생기고 능력있는 싯다르타는 직장부터 사랑, 친구관계 등 모든 것을 쉽게 손에 넣는다. 하지만 그는 항상 정신적 갈증에 시달린다. 높은 계급과 많은 재산을 버리고 나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그는 수도자일까, 아니면 그냥 배부른 소리를 하는 브라만(인도의 가장 높은 계급)일까.

소설 내용 자체는 평이하다. 하지만 독자들은 싯다르타의 여정을 따라가며 끝없는 질문을 던지고 또 스스로 답해야 한다. 특별히 불가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이 과정이야말로 불가의 사상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이 책을 불교 서적으로 분류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영적 묘사에 집중하다 보니 등장 인물에 대한 표현이나 서술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 철학에 대해 이해가 없는 사람이라면 다소 몰입도를 해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눈에 띈다. 전통적인 불교 사상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어 '서양인이 색안경을 끼고 본 동양 사상'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헤르만 헤세는 독일을 상징하는 대문호다. 동서양의 고대 철학에 관심을 갖고 이를 다룬 소설을 썼으며 '데미안'과 '황야의 이리', '유리알 유리'등 유럽을 대표하는 걸작을 집필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수레바퀴 아래서' 등 작품이 뮤지컬로 제작되며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1877년 출생, 1962년 사망.

◇싯다르타, 민음사,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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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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